[제주포럼] "테슬라, '모델3'보다 싼 전기차도 가능…비용절감 속도 붙었다"

입력 2016-05-27 18:21
스트라우벨 테슬라 공동 창업자-원희룡 제주지사 대담

기가팩토리 가동땐 대량 생산…전기차 생산비 급속히 낮아져
수요도 폭발적…대중화 성큼
자율주행차 목표는 무사고…충돌 불가능한 차 개발할 것


[ 이상은 기자 ]
“전기자동차 생산비는 더 빠르고, 더 가파르게 낮아질 것입니다.”

세계 전기차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 테슬라모터스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J B 스트라우벨은 27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1회 제주포럼의 특별세션에 참석해 현재 3만5000달러 선에 사전주문을 받고 있는 ‘모델3’보다 낮은 가격에 전기차를 팔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한국경제매거진은 이번 포럼의 미디어 파트너로 참여했다.

스트라우벨 CTO는 “2005년 테슬라가 직원 15~20명으로 처음 선보인 모델인 로드스터는 판매가격이 대당 10만달러에 달했다”며 “이후 7만달러로 단가가 떨어졌고 지난 4월 내놓은 모델3는 최저 3만5000달러”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격이 빠르게 떨어진 비결로 기술 발전과 함께 ‘규모의 경제’가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미국 네바다주에 짓고 있는 대규모 리튬이온배터리 생산공장 ‘기가팩토리’에서 연 50만대 이상의 모델3용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그는 “기가팩토리 덕분에 물류·선적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공급사슬을 수직적으로 통합하고 대규모 생산을 통해 비용을 낮춰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델3로 전기차 수요 확인

초기에 환경을 사랑하는 부유층의 과시수단 정도로만 여겨지던 테슬라 전기차는 빠른 속도로 일반 소비자를 파고들고 있다. 지난 4월 초 선보인 보급형 모델3가 기점이었다. 테슬라 임직원조차 깜짝 놀랄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한 달여 만에 세계적으로 40만대 주문이 밀려들었다.

스트라우벨 CTO는 “오프라인 매장에 10~15명 정도가 줄을 설 것으로 생각했는데 실제론 500~1000명이 몰리는 바람에 지점당 2~3명뿐인 직원이 응대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전했다. 폭발적인 관심은 테슬라에 ‘값싸고 질 좋은 청정기술 제품’에 대한 강력한 수요를 알려준 계기이기도 했다. 그는 주문이 밀려 공급이 늦어질 것이란 우려에 “공장을 예정보다 더 빨리 지을 것”이라며 “제때 공급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50만대도 많은 게 아니라고 했다. “세계에서 해마다 팔리는 신차가 1억대에 이르기 때문에 우리가 파는 것은 얼마 안 된다”며 “모든 자동차 제조사가 이런 것(전기차)을 내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로드스터나 모델S 때와 달리 지금은 한국·일본·유럽 유수의 협력업체들이 ‘어떻게 테슬라와 같이 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며 전기차를 대하는 업계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전했다. 국내 협력사 관계에 대한 질문도 받았지만 말을 아꼈다.

○“충돌 않는 자율주행차 개발”

테슬라의 야심은 전기차에 머물지 않는다. 전기차를 통해 확보한 배터리 기술을 디딤돌 삼아 세계의 화석연료 이용량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스트라우벨 CTO는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전기차에는 ‘빠진 고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력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가정용 태양광 축전기를 보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전력 네트워크가 각 가정부터 도시, 국가로 연결된다면 “10년 뒤 기술이 아니라 지금 당장의 기술만으로도 화석연료 없이 살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운전자 없이 스스로 도로를 달리는 자율주행차 기술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표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충돌이 불가능한 차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젊은이들의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가 교통사고”라며 “자율주행차는 생명을 구하는 기술”이라고 정의했다. 구글, 애플 등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 기업이 이 분야의 경쟁자로 떠오른 대목과 관련해선 “자율주행 기술은 소프트웨어여서 대규모 제조업체보다 이들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주=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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