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세계 경제 불확실성 커져…부채 관리가 중요"

입력 2015-12-11 08:38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부채 관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총재는 1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한국은행·IMF(국제통화기금) 공동 주최로 열린 '아시아의 레버리지(차입투자): 과거로부터의 교훈, 새로운 리스크 및 대응 과제' 콘퍼런스 개회사에서 레버리지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는 "레버리지가 기초경제여건에 비해 지나치게 상승하면 경제주체들의 채무부담을 증대시켜 오히려 소비나 투자 등 경제활동을 제약하게 된다"며 레버리지가 심하면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해치거나 국가 신인도를 떨어뜨릴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라 세계적으로 금융완화의 정도가 점차 줄어들면서 국제금융여건이 지금까지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며 "민간 경제주체와 정책당국은 레버리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더욱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다음 주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가계 및 기업 부채에 신경써야 한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금융기관은 신용공급시 차입자에 대한 심사기능을 강화해 레버리지의 양적, 질적 개선을 꾀해야 한다"며 "자금조달시 안정성이 높은 자금을 확보해 국내외 금융상황이 변할 경우 받게 될 충격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차입자들은 미래 소득의 흐름 및 금리 변동과 관련한 위험, 자산 및 부채 간 만기불일치 위험 등을 적절히 관리해 스스로 재무구조의 안정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의 필요성도 재차 언급했다.

이 총재는 "정책당국은 거시건전성 정책수단을 활용해 레버리지의 지나친 상승을 억제해야 할 것"이라며 비효율적인 기업이 존속하면서 레버리지만 상승시키는 일이 없도록 기업구조조정을 촉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시아 신흥국들은 많은 외화 부채를 보유하고 있어 달러 강세 등 대외 리스크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외환건전성을 높일 정책수단 개발과 국가 간 금융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제적 자본이동의 확대 등으로 국가 간 금융연계성이 크게 높아졌다며 "만약 한 나라가 과도한 레버리지로 인해 금융불안에 빠지게 된다면 그 불안이 다른 나라로 전이될 위험이 높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총재는 전날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5%로 동결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취약 신흥국의 금융경제 불안이 확대돼 위기가 발생하고 그것이 다른 국가로 확산되는 상황이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에서 가계 부채가 소득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며 "가계부채 누증의 억제 대책은 조속히 실시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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