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예산안·경제활성화법 2일 본회의 처리 극적 합의

입력 2015-12-01 18:18
수정 2015-12-02 05:49
예산안·법안 일괄 처리 놓고 '밤샘 줄다리'

당정, 예정 없던 긴급회의
"민생법안 합의 처리 안되면 예산안 원안대로 처리" 압박

긴급 의총 연 새정치연합
"법안·예산 연계는 약속 위반, 정치 신의 어겼다" 강력 반발
여야 '3+3 회동' 이견 못 좁혀


[ 유승호/은정진 기자 ] 여야는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 처리 시한을 하루 앞둔 1일 밤늦게까지 쟁점 예산과 노동개혁 5개 법안 등 주요 법안을 일괄 타결하기 위해 마라톤 협상을 벌였다. 노동개혁법을 ‘연내 처리해야 한다’는 여당과 ‘논의를 시작하자’는 야당의 주장이 맞서면서 협상은 마지막까지 진통을 겪었다. 노동개혁법 처리에 합의하지 않으면 예산안을 정부 원안대로 2일 본회의에 올리겠다는 새누리당의 방침에 새정치민주연합이 반발해 협상이 중단되기도 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은 이날 밤 국회에서 원내대표, 원내수석부대표, 정책위원회 의장 간 ‘3+3 회동’을 하고 예산안과 쟁점 법안 처리 방안을 놓고 협상했다. 예산안 중 막판까지 여야 간 이견을 해소하지 못한 사항을 조율하고 2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법안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여야는 이날 오후까지 예산은 예媛沼越?걋㎰廢?여야 간사가, 법안은 양당 원내수석부대표가 협의했지만 주요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동개혁법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마지막까지 쟁점으로 남았다. 새누리당은 근로기준법, 기간제근로자법, 파견근로자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등 5개 법안을 지난 9월 당론으로 발의했다. 하지만 기간제근로자 사용 기한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고 파견 업무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에 야당이 반발하면서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차원의 법안 심사는 중단됐다.

‘3+3 회동’에서 새누리당은 노동개혁법 연내 처리에 협조해줄 것을 새정치연합에 요구했다.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 의장은 “노동개혁법을 논의하자는 선언적 내용으로는 안 된다”며 “무조건 올해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연내 처리를 못박는 것에 반대하면서 여야가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노동개혁법을 논의하자고 주장했다.

예산 협의에서는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이 최대 쟁점이었다. 새정치연합은 누리과정 예산을 지방교육청이 떠안기에는 부담이 크다며 정부가 최소한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5000억원)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누리과정 예산은 지방교육청 예산으로 충당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국고 지원은 할 수 없다고 맞섰다.

여당의 경제활성화법과 야당의 경제민주화법 ‘주고받기’도 논의됐다. 여당이 추진하는 국제의료사업지원법과 관광진흥법을 통과시키는 대가로 야당이 요구하는 대리점거래공정화법 등을 처리하는 방안이다.

이날 오후 새누리당은 긴급 당정회의를 열고 노동개혁법과 예산안을 연계 처리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노동개혁 5개 법안 등 민생 법안을 반드시 예산안과 연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노동개혁법이 처리되지 않으면 야당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채 정부 원안대로 예산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점을 강조하며 야당을 압박한 것이다. 이어 김 대표는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에게 노동개혁 5법과 예산안의 일괄 타결을 위한 만남을 제안했다.

이에 새정치연합은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하고 김 대표의 법안·예산 연계 방침은 당초 약속을 뒤집은 것이라며 사과를 요구하고 법안 심사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김 대표는 법안과 예산을 연계하지 않기로 했었다”며 “정치적 신의를 어긴 것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유감을 표시하기로 하면서 예산안과 주요 법안 처리를 위한 여야 협상이 재개됐다.

유승호/은정진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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