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달러 vs 이미 충분히 올라
강달러 땐 수출주 유리
약달러 땐 내수주 담아야
PB들 "유망자산 선별 힘들다"
[ 송형석/김익환 기자 ]
1130~1270원. 국내 주요 증권사가 예상한 내년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극과 극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계기로 ‘슈퍼 달러’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의견과 이미 달러화 가치가 충분히 올랐다는 견해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 증권사 안에서도 엇갈리는 환율 전망이 나오는 사례가 적지 않다. 불똥은 주요 증권사 재테크 전략부서와 일선 지점의 전문 상담사(PB)들에게 튀고 있다.
◆“환율 전망 사실상 불가능”
삼성증권은 최근 연간 전망 자료를 통해 내년 연평균 원·달러 환율을 1270원으로 제시했다. 27일 기준 환율 1153원보다 100원 이상 높다. 해외주식투자전용 펀드에 비과세 혜택을 주는 등 국내에 있는 달러화를 해외로 내보내기 위한 정책이 시행되는 데다 미국 금리인상까지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것이란 분석이다. KDB대우증권(내년 평균 원·달러 환율 1200원), 이트레이드증권(내년 상반기 중 원·달러 환율 1270원까지 급등) 등도 ‘달러 강세, 원화 약세’ 기조가 한층 심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승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환율정책이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는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원화 약세를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2017년엔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선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신한금융투자와 키움증권의 견해는 정반대다. 이 두 증권사가 예상한 내년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30원이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달러화는 오를 만큼 올랐다고 봐야 한다”며 “일부 신흥국을 빼면 환율이 출렁일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환율 전망이 엇갈리는 것은 미국 금리인상의 파급력을 점치기 어려워서다. 한 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이 금리를 몇 차례 인상할지, 유럽과 일본이 돈을 얼마나 풀지, 신흥국 경제가 얼마나 버텨줄지 등을 제대로 예측해야 환율을 맞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재테크 전략은 임기응변”
전문가들은 내년 ‘재테크 농사’의 향방을 환율이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 변화를 맞힌 투자자와 그렇지 못한 투자자의 수익률이 크게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달러 강세를 예상하고 있다면 수출주와 경기민감주를 담는 게 정석이다. 환차익으로 실적이 좋아질 가능성이 큰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반대 상황을 가정하면 내수주로 대피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해외자산은 환율 민감도가 훨씬 크다. 글로벌 유동자금이 통화 가치가 올라가는 나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슈퍼 달러’가 위력을 발휘할 때는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가 유망하다. 반대로 달러 약세 때는 신흥국 통화 가치가 오르고 신흥국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수익률이 좋아진다. 원자재도 환율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달러화가 강세일 때는 국제유가와 금값이 오르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인상 이후 환율 변화를 보면서 투자전략을 수정해나가는 것 외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고 토로한다. 기온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부장은 “당분간 현금 비중을 높이고 보수적으로 자산을 관리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주문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형석/김익환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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