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모디, 서로 고향 방문하며 친밀감 과시
모디 총리, 14일 중국 방문
인도 고속철 건설·초고속 통신망 구축 합의할 듯
[ 박수진 / 베이징=김동윤 기자 ]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구자라트주(州) 수석장관 시절(2001~2014년) 여러 차례 중국을 방문했다. 중국의 발전 모델을 배우기 위해서였다. 이때마다 중국 관리들은 그를 환대했다. 미국 등 다른 서방국으로부터 홀대받았던 것과 달랐다.
이번엔 총리 자격으로 14일부터 사흘간 중국을 방문한다. 지난해 5월 취임 후 첫 방중(訪中)이다. 그의 첫 번째 행선지는 산시성(陜西省).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고향이다. 과거 중국의 환대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이자 시 주석이 지난해 9월 인도를 방문했을 때 자신의 고향 구자라트주를 먼저 방문한 데 대한 답방 차원이다.
100억달러 규모 추가 경협 가능성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 로이 考戮?등 외신은 “모디가 역대 인도 총리 중 가장 친(親)중국적인 인물”이라며 “이번 방중을 통해 모디와 시진핑이 국경문제 등으로 껄끄러웠던 양국 관계를 한층 개선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부분은 경제협력방안이다. 지난해 9월 인도에서 만났을 때 두 정상은 인도 델리~첸나이 간 철도 건설, 산업단지 건설 등과 관련해 중국이 인도에 총 2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투자 이행을 확인하고, 새로운 경제협력 방안에도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위청 인도주재 중국대사는 최근 인도 TV프로그램에 출연, “모디 총리의 방중 기간에 두 나라는 10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새로운 경제협력 프로젝트에 합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거론되는 것은 델리~아그라 간 총연장 1754㎞에 이르는 고속철 건설과 인도 내 초고속 통신망 구축 등이다.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육·해상 실크로드 구축 등에서의 협력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은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필요한 인도는 중국의 자본 투자가, 수출 확대가 필요한 중국은 2조달러 규모의 인도시장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양국 경제협력은 앞으로 더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경 분쟁 해소방안 나올지 주목
이코노미스트는 “양국이 껄끄러운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관계에 진전을 볼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도 북부 산악지역 카슈미르주에서는 현재 인도와 파키스탄, 중국이 국경분쟁을 벌이고 있다. 인도는 중국과 1962년 이 지역 영유권을 놓고 전쟁을 벌였 ? 그 결과 중국이 카슈미르주 동부 악사이 친 지역 3만8000㎢를 지배하고 있다. 양국은 지금도 4200㎞에 달하는 양국 국경에서 크고 작은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시 주석이 인도를 방문했을 때 중국 병사들이 인도 국경을 넘어 양국 군대 1000여명이 대치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남중국해를 둘러싼 외교분쟁도 양국 관계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모디 총리는 지난 1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인도 방문 때 “남중국해에서 자유로운 항행권이 보장돼야 한다”며 이 지역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을 압박했다. 막강한 해군력을 가진 인도가 베트남, 일본과 함께 미국 편에 선 것이다. 중국은 최근 인도의 앙숙 파키스탄에 460억달러 규모의 투자 약속과 함께 전투기를 수출하고 국경분쟁 지역에서 파키스탄 군대를 훈련시켜 인도의 강한 반발을 샀다.
이코노미스트는 “시진핑과 모디는 양국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태어난 첫 리더들”이라며 “여러 장애물이 있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박수진 기자/베이징=김동윤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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