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에서도 우려 목소리
[ 마지혜 기자 ]
정부 내부에서도 담합 건설사들의 공공(公共)공사 입찰 참가자격 제한은 과도한 제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공사의 계약과 관리 등을 담당하는 조달청 고위 관계자는 2일 “국가 주요 건설사업에 모든 대기업을 배제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만큼 입찰 참가자격 제한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게 개인적 판단”이라며 “기획재정부가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제도 개선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21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건설산업 입찰담합 예방을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입찰 참가 제한의 소멸시효를 5년으로 못 박는 내용을 담았다. 기업이 법 위반 행위를 한 지 5년이 지나면 입찰 참가에 제한을 받지 않도록 규정한 것이다. 하지만 입찰 참가자격을 최대 2년까지 제한하도록 한 현행 국가계약법 제27조는 그대로 유지됐다.
그동안 이 문제를 가장 전향적으로 제기한 사람은 뜻밖에도 노대래 전 공정거래위원장(사진)이었다. 그는 지난해 6월 대형 건설사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공정위의 담합 제재로 건설사들이 해외수주 등에서 타격을 입 쨈募?얘기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며 “과거의 잘못에 대해 무턱대고 관용을 베풀 수 없지만 공정위 결정이 기업의 향후 영업활동이나 사업까지 제약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전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퇴임 전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도 “대형 공사를 수행할 수 있는 국내 업체들 모두가 발이 묶여 있으니 입찰 과정에서 경쟁이 이뤄지지 않아 외국 기업들이 수의계약을 따내고 있다”며 “기업이 과거에 잘못을 저질렀다고 미래까지 구속하는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세종=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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