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중학교 신입생부터 소프트웨어(SW)가 필수과목으로 지정된다고 한다. 2017년엔 초등학생, 2018년엔 고등학생들이 정식 교과목으로 배우게 된다. 소프트웨어 교육의 중요성을 생각하면 때 늦었다 할 만한 일이요 지금이라도 부지런히 다그쳐야 할 일이다. 이미 우리나라 소프트웨어의 경쟁력 저하가 국내 산업 전반의 경쟁력 저하로 확산되는 위기를 맞고 있는 국면이다.
하지만 현실적 여건에서 SW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해선 현장 교사들도 의문을 품는 상황이다. 당장 교육을 담당할 교원 확보가 여의치 않다. 지난 5월 한경 설문조사에서 초·중·고교 교장·교감들의 85%가 SW를 가르칠 정보담당 교사가 태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전담 교원 부족은 자칫 학생들을 사교육으로 내모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는 마당이다. 학원시장만 키울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본인 과목의 시수가 줄어들 것을 걱정하는 다른 교사들의 반발 또한 만만찮다.
무엇보다 하향평준화를 요구하는 획일성의 틀에 갇혀 있는 교육 현장이다. 정교한 논리와 창의적 사고가 뒷받침돼야 할 SW 교육과 토양이 맞지 않는다. 더구나 초·중학생들은 디지털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라난 소위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세대다. 컴퓨터와 모바일 기기를 다루는 데 능숙할뿐더러 소프트웨어를 읽고 꾸미는 능력도 기성세대와 차원을 달리한다. 이들에게 창의적 사고를 길러주기는커녕 프로그래밍 언어를 영어 단어처럼 외우고 단순한 코딩작업만 반복해 시킬 것 같은 걱정이 앞선다.
지금 미국이나 영국 인도 중국 등이 SW 교육, 코딩 교육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분명한 이유가 있다. 첨단기기를 잘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첨단 기기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창의적 컴퓨팅 사고가 결국 21세기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교육현장은 지금 글로벌 교육과는 동떨어져 돌아가고 있다. 각급 교육청과 학교들은 이번에야말로 SW 교육에 명운을 걸고 매진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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