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광명 등 하락세 이끌어
[ 김병근 기자 ] 수도권 전셋값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봄 이사철
이 끝나면서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든 데다 입주 물량까지 늘어나면서 1년9개월 만에 전셋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가을 이사철이 시작되는 8월 이전까지 전셋값 안정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2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경기·인천 포함)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01% 떨어졌다. 수도권 전셋값이 하락한 것은 2012년 7월 말 이후 88주 만이다.
파주가 전주 대비 0.38% 떨어진 것을 비롯해 광명(-0.16%) 의왕(-0.07%) 용인(-0.04%) 과천(-0.04%) 남양주시(-0.03%) 등이 하락세를 이끌었다. 파주 목동동 교하1차현대, 교하2차현대, 월드메르디앙1·2차 아파트 전셋값이 500만원가량 내렸다.
서울은 전셋값이 0.04% 올랐으나 전주(0.05%)보다 상승폭이 둔화됐다. 동대문(0.24%) 서대문(0.18%) 마포(0.17%) 등은 올랐지만 강서(-0.11%) 송파(-0.07%) 양천(-0.06%) 구로(-0.01%)는 하락했다.
전셋값 고공행진이 주춤한 것은 계절적 비수기에 그동안 전셋값 상승에 따른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들이 디딤돌대출 등 정부의 지원책을 활용해 내집 마련에 나선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은진 부동산114연구원은 “이달부터는 전셋값 안정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며 “늦여름까지 안정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 들어 전국에서 전셋값이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세종시로 나타났다. 부동산114 집계 결과 세종시 전셋값은 연초 대비 5.9% 하락했다. 전월 대비 올해 1월에 0.39%, 2월에 0.02% 하락한 데 이어 3월에는 2.16% 떨어지는 등 낙폭이 커지고 있다. 세종시에서 가장 먼저 입주가 시작된 첫마을아파트 1~7단지는 전용면적 84㎡의 전셋값이 올초 2억2000만~2억3000만원에서 현재 1억4000만~1억5000만원으로 8000만원이나 떨어졌다.
공무원들의 이주율이 여전히 낮은 데다 입주 아파트가 늘어난 게 전셋값 하락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세종시에 입주하는 아파트는 1만4681가구로 지난해(3438가구)보다 327%나 급증한다. 내년에도 1만여가구 이상이 집들이를 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연말에 3단계 정부청사 입주 효과가 예상되지만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이 많아 세종시 전셋값은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