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와 우호적 경쟁"
야권 대권다툼 조기 점화
"대화록 未이관은 송구"
[ 손성태 기자 ] 문재인 민주당 의원(사진)은 “대권 도전에 집착하지 않겠지만 기회가 오면 회피하지 않겠다”고 29일 말했다.
문 의원은 이날 저녁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한 자리에서 “2017년에 반드시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선 패배 1년 시점에서 차기 대선 재도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 것이다. 문 의원은 “2012년 대선의 꿈이 2017년으로 미뤄졌다. 반드시 정권이 교체돼야 한다”며 “나도 이에 기여해야 한다. 내가 어떤 역할을 할지는 국민이 결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2년에는 저도, 민주당도 준비가 부족했다. 이번에는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야 한다”며 “(지난 대선에 대한) 책을 내는 것으로 지난 대선을 정리하고 새로운 시작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의원은 내달 초 새로운 도전 의사를 천명하는 저서 ‘1219 끝이 시작이다’를 출간할 예정이다.
문 의원은 최근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 안철수 무소속 의원에 대해선 “신세를 졌던 입장에서 빚도 갚아야 하고, 잘 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 의원과는) 우호적 경쟁 관계”라며 “경쟁하지만 종래에는 같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민주당은 야권이 분열되지 않을까 우려하지만 안 의원이 새로 당을 만드는 것이 기정사실화된 만큼 그런 걱정은 부질없다”며 “민주당이 포괄하지 못하는 세력까지 (안 의원이) 포괄해서 나중에 힘을 합치면 야권 전체를 크게 할 수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 대선처럼 또다시 안 의원과 경쟁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후보 단일화나 야권 연대를 추진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문 의원이 차기 대권 도전을 시사하고 안 의원도 신당 창당을 통한 대권 도전 행보를 본격화함에 따라 야권의 대권 경쟁이 조기에 불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문 의원은 이와 함께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국가기록원으로 이관되지 않은 것에 대해 “국정원에 완성본을 남겼지만 국가기록원에 이를 넘기지 않은 것은 참여정부의 불찰”이라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