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더 대담해질 것…" 협상타결 임박에도 이·걸프국은 불안
WSJ "이스라엘, 이란핵 해결 미루면서 압박 완화하는 방식에 우려"
전문가 "이란 '호르무즈 봉쇄' 협상카드로 인정받아…지역정세 더 큰 골칫거리"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미·이란 간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걸프 지역 아랍국가들은 종전후 이란이 더욱 대담해지며 지역 안보를 위협할 가능성에 우려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함께 이번 전쟁을 일으킨 이스라엘은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는 우선 풀되 이란 핵 프로그램 문제 해결은 뒤로 미루는 현 MOU 논의에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란 정권이 가장 취약해진 시점에서 이뤄지는 이번 합의가 이란 핵 문제라는 이스라엘의 실존적 위협을 제거하지는 못하면서 오히려 이란에 대한 경제·군사적 압박을 완화해주는 형태로 끝날 수 있다는 것이다.
걸프 지역 주요 산유국들은 이번 합의로 에너지 시설에 대한 추가 공격을 막고 석유 수출이 재개되기를 희망하면서도 향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항행을 지배적으로 관리하고 나아가 인접국과 분쟁 발생 시 군사적 위협을 다시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과 분석가들도 군사충돌 재개 가능성이 줄어든 점을 호재로 받아들이면서도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얼마나 빠르게 복구될지, 또한 이번 합의가 오히려 걸프 지역을 잠재적인 미래 분쟁에 더 취약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지 등에 주목하고 있다.
에너지 리서치업체 커머더티 콘텍스트의 로리 존스턴 창업자는 합의 진행에 대해 "돌파구처럼 보이지만, 이런 합의 시도는 과거에도 있었고 세부 조항 해석을 놓고 항상 무너졌다"라고 말했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H.A. 헬리어 선임연구원은 "이란은 이전에는 없던 지렛대를 쥐고 전후 체제에 들어서게 됐다"며 "호르무즈 해협이 공식적인 협상 카드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걸프 아랍 국가들 입장에서 가장 큰 위협은 이번 합의가 이란을 더 대담하게 만들고 그에 따라 중동 지역 질서에 더 골칫거리가 되도록 만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최종적으로 세부 사안에 관한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며, 합의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도 개방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인도 수도 뉴델리 방문 중 취재진과 만나 미·이란 간 협상 진행 상황에 대해 "아마도 앞으로 몇 시간 안에 전 세계가 좋은 소식을 접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은 휴전을 60일 동안 연장하고 그 기간에 핵 협상을 하는 내용의 MOU 체결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일단 완화한 뒤 연장된 휴전 기간에 이란의 핵 문제를 의제로 올려 세부 협상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다만, 이란 주요 매체들은 핵심 쟁점인 이란 핵 문제와 호르무즈 해협 재개를 놓고 미 매체 보도와 결이 다른 내용을 보도하면서 협상 세부 내용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은 상황이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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