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근 시험 ICBM, 다탄두용인 듯…러 지원 징후는 없어"<38노스>

입력 2024-11-06 10:17
"北 최근 시험 ICBM, 다탄두용인 듯…러 지원 징후는 없어"<38노스>

美전문가 "러 지원 없어도 수년 내 다탄두 각개목표 재돌입체 개발할 것"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북한이 지난달 31일 시험발사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9형'이 다탄두 재진입체 탑재용으로 관측되며, 러시아로부터 기술지원을 받은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대량살상무기(WMD) 전문가 반 밴 디펜은 5일(현지시간) 미국 북한 전문 사이트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화성-19형의 추진 능력이 같은 고체 연료 ICBM인 화성-18형보다 향상된 것은 미사일의 크기로 설명되며, 일부 전문가들이 추측한 것처럼 러시아의 기술 지원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밴 디펜은 화성-19형이 "이전 화성-18형에 비해 더 좋은 성능을 보인 것을 두고 러시아의 '미사일 엔진 추진력을 높일 수 있는 핵심 추진체 부품' 제공 덕분이라는 논평이 나왔지만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공개적인 증거는 없다"고 짚었다.

그는 "새 미사일의 성능 향상은 화성-19의 크기 증가로 충분히 설명된다. (크기 증가는) 아마도 7∼10년 전에 촉발된 화성-18형 기술을 기반으로 해서 완전히 달성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북한이 ICBM 프로그램과 관련해 러시아로부터 받았거나 얻을 수 있는 모든 지원은 전략 미사일 개발 능력과 신뢰성, 적시성을 높일 수 있는 와일드카드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밴 디펜은 화성-18형 사거리가 이미 미국 전역의 목표물을 아우르므로, 화성-19형의 향상된 추진력이 더 무거운 탑재체를 쏘아 올리는 데 사용될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봤다.

그는 북한이 기존 화성-18형보다 강한 추진력을 갖춘 또 다른 고체 ICBM을 개발하는 가장 유력한 이유가 '다탄두 각개목표 재돌입체'(MIRV)를 비슷한 거리로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MIRV는 하나의 미사일에 실려 발사된 여러개 탄두가 각기 다른 목표물을 향해 가도록 만들어진 재진입체다. 미사일 1발로 여러 곳을 타격할 수 있으며 적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뚫기도 용이하다.

그는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탑재체 부분 하단에 돌출된 노즐이 MIRV의 낙하지점 간 이동에 쓰이는 로켓 동력 플랫폼인 PBV(후추진체)와 일치한다. PBV는 각각의 재진입체(RV)들이 자기 목표물을 향해 가도록 분리된 궤적으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MIRV 미사일의 탑재체에는 여러 개 RV의 무게뿐만 아니라 PBV와 그 추진체의 무게도 포함돼야 하므로 MIRV 탑재체는 화성-19형의 향상된 성능에 걸맞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밴 디펜은 북한이 단일 RV와 화성-18 등 기존 전력과 함께 화성-19에 MIRV를 탑재해 배치하게 되면 연합군의 미사일 방어 임무가 더 복잡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미사일 및 발사대 수에 비해 탄두 매치를 크게 늘릴 수 있게 되면서 1차 공습 후에도 남은 미사일 능력이 보복공격을 가할 수 있는 표적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밴 디펜은 북한이 수년 안에 자체적으로 MIRV 개발을 완료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화성-19형이 배치할 준비가 되기까지는 한두차례의 성공적인 시험비행이 필요하겠지만 MIRV 탑재체를 준비하려면 최소 몇 년에 걸쳐 여러 차례 시험에 성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의 추가 지원이 있든 없든, 몇 년 안에 북한은 시험 발사를 통해 MIRV 개발을 완료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더 많은 목표물을 커버할 수 있고 더 강력한 2차 타격 능력을 갖춘 ICBM 전력을 갖추게 된다"고 예상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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