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가자지구 또 대피령…일주일 새 5번 최다기록"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공습 대피령을 수시로 발령하면서 현지의 인도적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고 유엔이 전했다.
유엔 인도적업무조정실(OCHA)은 27일(현지시간) 상황 보고서를 통해 "이달 19일부터 24일까지 이스라엘군은 새로운 대피령을 5차례 내렸다"며 "일주일 단위로 집계된 대피령 발령 건수 가운데 최다 기록"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군의 대피령은 거의 매일 나오고 있고 이달 들어 16건이 발령됐다"며 "전체 인구의 12%인 주민 25만8천명이 영향을 받았고 유엔 및 인도주의 단체 시설 15개와 창고 4개도 발령 지역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3일부터는 가자지구 북부와 중부 데이르 알발라 등지의 19개 지역이 새로 대피령 발령 대상이 됐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의 기습을 받은 작년 10월 7일 이후 가자지구에서 교전을 벌이고 있다. 가자지구 전역을 봉쇄한 채 공습 대상 지역에 민간인 대피령을 내리고 작전을 전개하는 방식이다.
유엔은 이런 방식의 대피령이 위법하다고 지적해왔다.
이스라엘은 민간인 보호 목적으로 대피령을 발령한다고 하지만 가자지구 어느 곳도 안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충분한 대피 시설도 없는 곳으로 수시로 옮기라고 하는 건 국제인도법에 반하는 강제이주와 다름없다는 것이다.
OCHA는 "이스라엘이 대피 장소로 지정한 알마와시는 가자지구 총면적의 11%에 불과하며 생활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이라며 "그런데도 피란민이 몰려 ㎢당 3만∼4만명의 인구밀도를 나타내는 극심한 과밀지역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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