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수교' 파라과이 "남미공동시장 통한 中교역 가능"(종합)
페냐 대통령 "중국에 대해 완전히 열렸다"
(멕시코시티·타이베이=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김철문 통신원 = 남미 유일 대만 수교국인 파라과이의 산티아고 페냐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메르코수르(MERCOSUR·남미공동시장)를 통한 중국과 교역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페냐 대통령은 이날 로이터통신에 메르코수르와 중국 간 무역 협상 협의와 관련, "우리는 협정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파라과이가 대만을 오랜 기간 외교적으로 지원해온 탓에 (중국의 거부로) 파라과이 곡물의 대(對)중국 수출이 어려움을 겪었다"며 "중국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완전히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중국이 대만을 인정하지 않는 게 (양국 간) 장애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과 메르코수르 간) 무역 협상의 진전과 합의를 지지한다"면서 "이번 협상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국가는 우루과이이고 브라질은 신중한 편"이라고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메르코수르 정회원국은 파라과이를 비롯해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볼리비아다. 중국은 지난 12일 우루과이에서 메르코수르와 무역 협정을 놓고 협상했다.
지난해 파라과이 대선에서 '친중국 성향' 야당 후보를 여유 있게 제친 페냐 대통령은 집권 초기부터 '친미, 친대만' 외교 기조를 강조했다. 국제사회에서 대만의 든든한 우군을 자임했고 지난 5월 라이칭더 대만 총통 취임식에도 참석한 바 있다.
그는 그런데도 자국의 경제난을 고려해 중국과의 경제 교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단교 시 경제적 이득을 안기는 '금전 외교'로 대만 수교국들의 단교를 유도해왔다.
현재 대만 수교국은 파라과이 이외에 과테말라, 교황청, 벨리즈, 에스와티니, 아이티, 팔라우, 마셜군도, 세인트키츠네비스, 세인트루시아,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투발루 등 12개국이다.
이에 대만 외교부는 이날 국제적으로 공평, 호혜 및 민생의 이익에 부합하는 경제무역의 교류를 찬성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중국이 불공평한 수단으로 다른 국가에 대한 덤핑 행위를 일삼는다며 메르코수르 회원국이 중국과 무역을 신중하게 평가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또 페냐 대통령이 여러 차례 양국의 우호 관계를 굳건하게 지지하며 일관되게 대만을 지지하는 그의 입장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의 마오닝 대변인은 이날 "파라과이 정부와 지도자가 역사적 흐름과 국민의 소원에 순응해 하루속히 '역사의 올바른 쪽'에 서고 국제 사회의 절대다수 국가편에 서서 자국의 근본과 장기적 이익에 부합하는 정확한 결단을 내리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 측도 메르코수르와의 경제 무역 협력을 중시한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파라과이 정부가 응당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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