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저항의 축' 결정에 관여 안해"…美기지 피습 선긋기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이란은 29일(현지시간) 자국을 주축으로 하는 이슬람권의 이른바 '저항의 축'이 각자 자율적인 결정을 내린다는 입장을 냈다.
전날 요르단 북부의 미군 주둔지 '타워 22'가 친이란 무장단체의 무인기(드론)에 공격받아 미군 3명이 숨진 데 대해 이란을 배후로 지목하는 서방의 주장을 일축한 셈이다.
나세르 카니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역내 저항세력은 자신들의 결정과 행동에 있어서 이란의 명령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은 이 지역에서 분쟁이 확대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팔레스타인 국가를 지원하거나 방어하는 방법과 관련한 저항세력의 결정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란에 대해 근거없는 비난을 반복하는 것은 미국을 이 지역의 새로운 전투로 끌어들이고 위기를 선동함으로써 이익을 보는 세력의 음모"라며 "그 책임은 이란을 도발적으로 비난한 가해자에게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니니 대변인은 미군 기지 피습 사건을 거론하며 "팔레스타인 주민을 겨냥한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지속적인 공격과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 때문에 분쟁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에 책임을 돌렸다.
그러면서 "가자지구에서 즉각적으로 휴전이 이뤄지는 것만이 이 지역에 평화가 회복되는 기반"이라고 덧붙였다.
이란은 가자지구 하마스의 이스라엘 습격, 예멘 반군의 홍해상 선박 공격 등 최근 중동에서 일어난 친이란 진영의 군사 행위를 배후에서 지시·조정한다고 의심받지만 이를 강하게 부인한다.
미군 주둔지 공격과 관련,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무장조직 '이슬라믹 레지스턴스'(Islamic Resistance)는 요르단과 시리아 국경 지대의 미군기지 4곳을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했다고 자처했다.
이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 공격의 사실관계를 아직 확인하고 있지만 이란이 후원하고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극단주의 민병대가 공격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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