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부총통, 中의 폭스콘 조사 비판…"다른나라 이전할 수도"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 당국이 애플의 최대 협력사인 대만 폭스콘의 중국 본토 회사에 대한 조사를 벌이자 대만 부총통이 "대만 기업이 부당한 압력을 받는다고 느끼면 중국 밖으로 이전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24일 대만 자유시보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대만 집권 민진당의 총통 후보인 라이칭더 부총통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폭스콘 조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언론 질문에 "중국이 대만 기업을 아끼고 소중히 여겨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대만 기업은 중국의 중요한 자산"이라며 "이는 중국의 경제 발전을 도울 뿐만 아니라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만 기업이 중국에 대한 신뢰를 잃고 경계심과 두려움이 커지면 다른 나라로 이전해 생산 거점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는 중국에 큰 손실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라이 부총통은 아울러 "대만에 선거가 있다고 해서 대만 기업인들을 압박해서는 안 된다"며 "대만 기업에 의사 표시를 요구하거나 특정 후보를 지지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양쪽 모두 상하게 하는 수법"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전날 중국 세무 당국이 폭스콘의 광둥·장쑤성 사무소에 대한 조사에 나섰으며, 중국 자연자원부도 폭스콘의 허난·후베이성 공장의 토지 사용과 관련한 현장 조사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폭스콘은 중국 여러 지역에서 수십만 명을 고용 중이며, 중국 허난성 정저우 공장에서만 애플 아이폰의 80%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대만에서는 폭스콘이 이번 총통 선거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궈타이밍이 창업한 기업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중국이 야권 분열로 독립 성향의 대만 집권당이 선거에 유리해지는 상황을 차단하기 위해 조치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jk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