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시다, 유엔총회 연설서 안보리 개혁 호소…"거부권 억제해야
납치 문제 등 관련 "북한 김정은과 조건없이 만나기 위해 총리 직할 고위급 협의"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 연설에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비판하면서 법의 지배의 중요성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개혁 필요성을 호소했다고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국제법을 유린하고 있다"며 "인권침해를 한시라도 빨리 시정하고 핵 위협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의 거부권 행사를 겨냥, "거부권 행사를 억제하는 대처는 안보리의 강화와 신뢰 회복으로 이어진다"며 안보리 개혁을 촉구했다.
독일과 일본, 인도, 브라질 등 유엔 내부에서 이른바 'G4'로 불리는 국가들은 상임이사국 확대론을 주도하고 있으나 한국을 비롯해 이탈리아와 스페인, 캐나다,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은 이를 반대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에 앞서 이날 유엔 총회 연설에서 "지난해 제안했듯 미국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및 비상임이사국 확대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시다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대립과 분단이 진행되는 국제사회 현실에 대해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인간 중심의 국제협력'을 제창하며 체제나 가치관의 차이를 뛰어넘은 협력을 촉구했다.
그는 이를 위한 방법의 하나로 핵 군축을 내세웠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원폭이 투하된 히로시마를 지역구로 둔 기시다 총리는 연설에서 핵 군축 논의 촉진을 지원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해외 연구기관·싱크탱크에 30억엔(약 270억원)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 및 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고 북일 국교 정상화를 목표로 하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조건 없이 만나기 위해 총리 직할 고위급 협의를 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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