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경찰관 3명, 시위 도중 27세 청년 사망 사건으로 기소

입력 2023-08-11 18:27
佛경찰관 3명, 시위 도중 27세 청년 사망 사건으로 기소

"피해자, 상점에서 신발 훔쳐 스쿠터 타고 달아난 정황 있어"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프랑스 검찰이 알제리계 10대 소년이 교통 검문을 피하려다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사건에 항의하며 지난 7월 열린 시위에서 20대 청년이 사망한 사건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경찰관 3명을 기소했다.

검찰은 10일(현지시간) 지난달 1∼2일 남부 마르세유에서 숨진 모하메드 벤드리스(27)의 가슴에 남은 흔적이 경찰이 폭동 등을 진압할 때 흔히 사용하는 고무로 만든 공 모양의 총알과 일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프랑스3 방송이 전했다.

검찰은 스쿠터를 타고 시위 현장 인근을 지나던 벤드리스가 고무 총알 형태의 발사체가 흉곽에 가한 강력한 충격으로 사망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있다며 "의도치 않게 사망을 야기한" 경찰관들을 무장 폭행 혐의로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애초 검찰은 이 사건을 수사하면서 5명의 경찰관을 체포했으나 2명은 무혐의로 풀려났다.

AFP 통신은 "경찰이 근무 중 폭행 혐의로 기소된 사례는 흔치 않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한 결과 벤드리스가 시위로 시내 곳곳이 혼란한 틈을 타 상점에서 신발을 훔쳐 달아나던 중이었다는 정황이 있다고 덧붙였다.

스쿠터를 타고 도주하는 벤드리스의 뒤를 쫓던 경찰은 그를 향해 고무 총알 2발을 쐈고 1발은 그의 가슴에, 다른 1발은 스쿠터에 맞은 것으로 조사됐다.

벤드리스는 그 후에도 계속 도망갔지만, 이내 호흡 곤란을 겪다가 숨을 거뒀다.

벤드리스는 결혼한 아내와 사이에서 아이가 1명 있었고, 남편을 잃은 아내는 이제 홀로 둘째 출산을 앞두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6월 27일 파리 외곽 낭테르에서 교통 검문을 피하려던 나엘(17) 군이 사망하고 나서 경찰의 인종차별적 관행을 규탄하는 시위가 전국에서 열렸고, 시간이 지날수록 폭력적으로 변했다.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마르세유에서는 에디(22)라는 청년이 경찰로 추정되는 무리에 폭행당하고 고무총에 맞아 두개골이 함몰되고 턱이 부러지는 사건으로 경찰관 4명이 기소되기도 했다.

에디 측은 에디가 시위에 참여하지 않았고, 일을 마친 뒤 친구와 함께 걸어가던 중 경찰을 맞닥뜨렸다가 봉변당했다고 주장했다.

재판에 넘겨진 경찰관 중 3명은 사법적 감독을 받는 조건으로 풀려났으나, 총알을 발사한 혐의를 받는 나머지 1명은 구속됐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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