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GM 등 차업체, 미 당국에 배출가스 규제 완화 촉구
"중국업체들 미국 시장 입지 강화에 도움" 주장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현대차 등 주요 자동차 회사들이 미국 당국에 배출가스 규제안의 완화를 촉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혁신연합(AAI)의 존 보젤라 회장은 이날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규제안이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기 전에 이를 완화하고 재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AAI는 현대차를 비롯해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 혼다, 폭스바겐,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내 여러 자동차 회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이다.
보젤라 회장은 EPA의 규정이 너무 엄격하면 중국이 미국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을 시작으로 결국에는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더 강력한 입지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4월 EPA는 2032년 미국 내 자동차 배출가스를 2026년 대비 56%로 줄이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2032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67%를 전기차로 채울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AAI는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배터리와 엔진, 충전기 등의 공급망 문제와 소비자 저항으로 인해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보젤라 회장은 유럽도 미국의 상황에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면서 유럽 시장이 2035년부터 화석연료 차량 판매를 금지하면서 "중국 업체들이 이를 발판으로 낮은 가격으로 유럽 시장에 진출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회사들이 지난해 9개월간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로, 이후 그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 2025년에는 20%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우리 경쟁사는 GM이나 도요타가 아니라 중국 회사들이고, 이들이 강자가 될 것"이라면서 포드가 비용 측면에서 중국 업체들과 경쟁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경론자들은 조 바이든 행정부에 배출가스 규제안을 완화하지 말 것을 압박하고 있으며 일부는 더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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