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하는 러·중…"냉전 때보다 사이 좋아"

입력 2023-04-17 08:05
밀착하는 러·중…"냉전 때보다 사이 좋아"

中 국방부장, 러 방문해 푸틴 접견…시진핑 방러 한 달만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밀착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다시 한번 유대를 과시했다. 이들은 지금은 과거 냉전 때보다 더 사이가 좋다고 자평했다.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이 16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군사 등 분야에서의 양국 협력을 재확인했다고 AP·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러에 이어 약 한 달 만에 다시 성사된 중국 고위 인사와 푸틴 대통령 간 회담이다.

리 부장은 이날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을 접견해 "양국 관계는 냉전 때의 군사·정치적 연합 체제를 능가한다"면서 "(양국 관계는) 비동맹주의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매우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리 부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최근 군사 및 군사기술 분야에서 중국과 러시아 간 협력은 매우 잘 발전하고 있다"면서 양국 협력이 지역 안보 강화에 도움이 됐다고도 말했다.

앞서 중국은 리 부장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초청으로 16∼19일 러시아에서 국방부 지도부와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 계획은 당시 언급되지 않았다.

시 주석이 지난달 20일 2박3일 일정으로 러시아를 국빈 방문해 극진한 환대를 받은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중국 군부의 고위 인사가 다시 푸틴 대통령을 만난 것이다.

이번에 공개된 회담 영상에는 푸틴 대통령이 리 부장과 악수한 후 자리에 앉는 모습 등이 담겼다. 쇼이구 장관도 배석했다.

이날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군사 부서를 통해 적극 협력하고 있다. 유용한 정보를 정기적으로 교환하고 군사 기술 분야에서 협조하고 있으며 합동 훈련도 실시하고 있다"면서 양국의 군사 협력 관계가 견고함을 강조했다.

그는 합동 훈련이 극동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진행됐으며 육군, 해군, 공군이 모두 참여했다고도 했다.



이어 "의심의 여지 없이 이는 신뢰감 있고 전략적인 우리 관계의 본질을 강화해주는 또 다른 중요한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이른바 '반미 연대'로 뭉친 중국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정치, 경제, 군사 등 각종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공조를 약속하고 서방측 제재로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 러시아산 에너지 거래를 늘리는 등 러시아를 지원해왔다.

앞선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을 보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국이 러시아에 정치적, 경제적 생명줄을 제공하면서 러시아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고 AP는 평가했다.

다만 이날 회담에서도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무기 지원 방안은 언급되지 않았다.

미국 등 서방은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고전 중인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무기를 공급할 수 있다고 우려해 왔으며, 이에 친강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주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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