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에 유럽도 열대 풍토병 뎅기열 걱정해야 할 판"

입력 2023-04-14 15:57
"온난화에 유럽도 열대 풍토병 뎅기열 걱정해야 할 판"

프랑스서 뎅기열 감염 확인…영국서도 매개 모기 발견돼

WHO "세계 인구 절반 걸릴 수도"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지구 온난화로 북반구의 기온이 올라가면서 열대 지방에서나 유행하는 뎅기열 감염 사례가 유럽에서도 확인되고 있다고 영국 스카이뉴스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에 사는 한 여성(44)은 작년 9월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니스에 사는 가족을 방문했다가 근육통과 두통, 발진을 동반한 고열에 시달리게 됐다.

영국으로 돌아온 이 여성은 고통을 참지 못하고 응급실을 찾았다가 급성 뎅기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를 가진 흰줄숲모기에게 물려 감염되는 질병이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3~14일 잠복기 후 발열, 두통, 오한, 근육통 등 증상이 생긴다. 심할 경우 골절이 된 듯한 통증도 느낄 수 있다. 현재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는 없다.

뎅기열 바이러스 매개체 모기는 주로 아시아, 남아메리카, 남태평양, 아프리카 지역에 분포한다.

그러나 최근 지구 온난화로 유럽 등 상대적으로 위도가 높은 지역의 기온이 올라가면서 유럽에서도 뎅기열 감염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

영국 런던에 있는 열대질병 전문병원의 오웨인 도넬리 박사는 "이번 (영국 여성의) 경우는 작년에 프랑스 남부에서 발생한 30여건의 감염 사례 중 하나"라며 "뎅기열 감염 경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영국 당국은 최근 수년간 여러 차례 자국 항구에서 뎅기열 매개체 모기를 발견했다. 다만 아직 이 모기가 영국에 토착화하지는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도넬리 박사는 "기후변화로 기온이 오르고 강우량이 늘고, 무역과 관광 등 해외 교류가 증가하면서 유럽에서 뎅기열이 확산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지역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주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뎅기열에 걸릴 위험이 있으며, 매년 감염자가 1억∼4억 명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di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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