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중앙은행 "미국·서방의 봉쇄·탄압에 적절히 대응"
시진핑 주석이 실명으로 美 비판하자 인민은행도 가세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이례적으로 미국을 실명으로 비판한데 이어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도 "미국과 서방의 봉쇄와 탄압"을 거론하며 노골적으로 미국에 날을 세웠다.
인민은행은 이강 행장을 포함한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최근 행내 당 위원회 확대 회의를 열어 시 주석의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4∼13일) 연설을 학습한 사실을 소개한 자료를 15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자료는 올해 추진할 인민은행의 업무 방침을 소개한 대목에서 "위기의식과 투쟁 정신을 강화하고, 미국과 서방의 봉쇄와 탄압을 적절히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국의 중앙은행이 타국 이름을 직접 거명해가며 외교·안보 갈등과 결부된 입장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 6일 양회의 일환으로 열린 한 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 국가들이 우리(중국)에 대해 전면적인 봉쇄·포위·탄압을 시행해 우리 경제에 전례 없이 심각한 도전을 안겨줬다"고 공개 발언한 것으로 관영 매체들에 보도됐다.
시 주석은 그 이전까지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발언을 하더라도 미국을 실명으로 거론하는 것은 자제했다는 점에서 보기 드문 일로 평가됐다.
결국 최고 지도자가 미국에 대해 공개적으로 각을 세우기 시작한 상황에서 상시적으로 미국을 실명 비판하는 중국 외교·국방부 외에 다른 부서들도 대미 실명 비판에 가세할지 주목된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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