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핵심광물 구매기관' 신설 추진…내주 원자재법 초안 공개
中의존도 낮추고 美IRA 경쟁 대응…신규 프로젝트 신속 인허가
광물 판매기업 대상 '탄소발자국 공개' 요건도 포함돼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내주 미국과 친환경 산업 육성 경쟁에 대응하고 중국의 광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핵심원자재법(CRMA) 초안을 공개한다.
EU 집행위원회는 원자재 확보를 위한 중앙기관인 '유럽 핵심원자재위원회'(가칭)를 신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CRMA 초안을 오는 14일(현지시간) 발표할 계획이라고 로이터통신이 7일 해당 문건을 입수해 보도했다.
신설되는 기관은 회원국 간 조율을 통해 역내에서 최소 10%의 원자재를 생산하고 원자재를 기반으로 필요한 전략물자 수요의 최소 40%가량을 역내에서 자체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EU 집행위는 초안에서 "관심이 있는 EU 구매자들의 수요를 집계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 세계 판매업자들을 상대로 대신 협상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신설 배경을 설명했다.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 시장 확대로 주요 광물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EU 차원의 대응 기관을 설립해 가격 협상력을 높이고 회원국 간 '집안싸움'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초안에는 핵심 원자재와 관련된 원자재 처리 공장 등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인허가를 간소화하는 절차도 포함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와 연계해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보조금 지급 규정 등 복잡한 승인 절차도 완화할 전망이다.
CRMA 초안에는 EU에서 핵심 원자재 판매기업을 대상으로 탄소발자국 현황 공개도 요구하겠다는 구상이 포함됐다.
탄소발자국은 특정 상품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온실가스의 총량을 의미한다.
집행위는 잠재적 고객이 '지속 가능한 상품' 구매를 희망할 경우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했는데, 중국을 우회 겨냥한 조처로 해석된다.
앞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9월 연례 정책연설에서 오는 2030년까지 주요 광물 원자재 수요가 500%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CRMA 추진 계획을 공식화한 바 있다.
EU가 육성하려는 클린 테크 분야에서 필수인 리튬, 희토류 등 핵심 원자재 공급망을 확보하고 중국 광물 의존도를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친환경 산업 육성을 본격화하면서 원자재 확보 경쟁이 과열될 것이라는 점도 고려한 조처로 해석됐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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