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휴전 실효성 '글쎄'…격전지에선 계속 치고받겠다 다짐

입력 2023-01-06 15:40
수정 2023-01-06 15:49
푸틴 휴전 실효성 '글쎄'…격전지에선 계속 치고받겠다 다짐

우크라 "거짓이고 위선" 성탄절 휴전 제의 거절

동부 친러반군 "선제공격에만 해당" 대응공격 방침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교회 성탄절 임시 휴전 명령에도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실제로 포성이 멈출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우크라이나 측이 푸틴 대통령의 임시 휴전 제안을 일축하고 나선데다,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 분리주의 반군 측도 우크라이나의 공격에 대한 반격은 멈추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돈바스 지역의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세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정부 수장 데니스 푸실린은 5일(현지시간) 성명에서 "(휴전) 결정은 (러시아 측의) 선제공격에만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휴전이 적의 도발에 대응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며, 명절(성탄절) 기간에 적이 전선에서 자신들의 진지를 공고히 할 수 있는 일말의 기회라도 주는 것을 의미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이 성탄절 기간 임시 휴전을 명령했지만,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공격이 있을 경우 이에 대한 대응 공격은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저녁 대통령령을 통해 자국 국방부에 임시 휴전을 지시했다.

그는 "(러시아 정교회) 키릴 총대주교의 호소를 고려해 1월 6일 정오부터 1월 7일 밤 12시까지 모든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휴전할 것을 지시한다"고 밝혔다.

슬라브권 정교회는 개신교, 가톨릭의 성탄절보다 13일 늦은 1월 7일을 성탄절로 기념한다.

푸틴은 이어 "전투행위 지역에 정교를 믿는 많은 주민이 산다는 점을 고려해 우크라이나 측도 휴전을 선포하고 (해당 지역) 주민들이 성탄 전야와 성탄절에 예배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호소한다"며 우크라이나 측의 휴전도 촉구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푸틴의 휴전 제안을 즉각 거부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공개한 동영상 연설에서 "정교회 성탄절 동안 선포된 러시아 측의 임시 휴전은 돈바스 지역에서 우리 군인들의 진격을 잠깐이라도 멈추게 하고, 우리 군 진지 가까이 (러시아군) 장비나 탄약, 동원군 등을 이동시키려는 위장술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철수 등을 포함하는 휴전 협상 조건('평화공식')을 제안한 점을 상기시키며, "이것만이 확실하고 보장된 휴전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도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는 점령지를 떠나야 한다. 그럴 때만 임시 휴전이 시작될 것"이라면서 "휴전 제스처는 군사를 재집결시키는 시간을 벌기 위한 (러시아의) 속임수"라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회의 서기(사무총장 격)인 올렉시 다닐로우도 트위터에 "휴전이라고? 거짓이고 위선"이라는 비판 메시지를 올렸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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