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이틀째 '더티밤' 공세…크렘린궁·외교부도 "위협 명백" (종합)

입력 2022-10-24 21:25
수정 2022-10-25 16:07
러, 이틀째 '더티밤' 공세…크렘린궁·외교부도 "위협 명백" (종합)

"우크라, 기술력·동기 모두 있어…기술 전수 위해 영국과 접촉"

라브로프 외무장관 "유엔에서 문제 제기할 것"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러시아는 24일(현지시간) 크렘린궁에 이어 국방부와 외교부가 일제히 나서 우크라이나가 '더티밤(dirty bomb)'을 쓸 수 있다는 여론전을 펼쳤다. 전날 국방장관이 서방을 상대로 제기한 주장에 이어 더욱 판을 키우는 양상이다.

로이터,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전화회의에서 "러시아가 전달한 정보를 서방이 불신한다고 해서 더티밤의 위협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더티밤은 재래식 폭탄에 방사성 물질을 채운 방사능 무기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전날 미국, 영국, 프랑스, 튀르키예(터키) 등 국방장관과의 연쇄 통화 중 우크라이나가 이를 전장에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위협은 명백하다. 러시아 국방장관이 통화 상대방에게 분명히 말했다"면서 "믿거나 말거나 이제는 그들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국방부 화생방전 방어사령관 이고르 키릴로프도 이날 "우크라이나는 더티밤을 제조할 과학적, 기술적 역량뿐만 아니라 이를 사용할 동기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관련 기술 전수를 위해 영국과 접촉했으며, 더티밤에 쓸 방사성 물질을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등에 보관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나아가 더티밤 사용 시 유럽 거의 전역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의 도발 목적은 러시아가 자국에서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했다고 비난함으로써 세계적으로 반(反)러시아 캠페인을 일으키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키릴로프 사령관은 또 러시아군에 더티밤 사용 가능성에 대한 경보를 발령했다면서 "국방부는 예상되는 도발에 대응할 준비를 했다. 군대가 방사능 오염 상황에서도 임무를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역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더티밤을 만드는 우크라이나 내 과학시설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다. 적절한 경로로 거듭 확인한 내용"이라며 "근거 없는 추측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엔에서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제 러시아 국방장관과 각국 장관과의 통화 이후 국제기구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필요한 단계를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페스코프 대변인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최근 러시아의 입장을 듣거나 중재를 위해 노력하려는 어떤 의향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에 따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그들의 접촉이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푸틴 대통령이 미국, 프랑스 등 서방 정상과 통화할 계획이 있는지 질문에 대해 "아니다. 현재로선 없다"고 답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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