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방한…이재용 만나 삼성 ARM 인수 논의할 듯
삼성-ARM 전략적 협력 예상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윤우성 기자 =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1일 방한했다.
손 회장은 조만간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을 만나 영국 팹리스(fabless·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 ARM(암)과 관련한 협력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ARM의 모회사가 소프트뱅크다.
재계에 따르면 손 회장은 이날 오후 3시50분께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방한에 특히 관심이 쏠리는 것은 이 부회장과 회동 가능성 때문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달 21일 중남미와 영국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김포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다음 달에 손정의 회장이 서울에 오는데, 아마 그때 무슨 제안을 하실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손 회장 측에서도 ARM과 삼성전자의 전략적 협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영국에 본사를 둔 ARM은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IT 기기의 '두뇌'로 불리는 반도체 설계 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손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대주주다.
특히 삼성전자, 애플, 퀄컴 등이 개발·판매하는 IT 기기의 AP 설계 기술을 갖고 있다. 모바일 칩 설계 분야에서 ARM의 점유율은 90%에 달한다.
설계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자랑하는 만큼 ARM은 그동안 삼성전자가 인수합병(M&A)을 검토하는 후보군에 속한 업체로 꾸준히 거론돼왔다.
이번 손 회장의 방한으로 삼성전자가 ARM 인수를 공식화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단독으로 ARM을 인수할 가능성은 작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앞서 소프트뱅크는 2020년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ARM을 매각하려 했으나 규제 당국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이후 인텔, 퀄컴, SK하이닉스 등이 ARM 지분 인수 의사를 밝혔다. 단일 기업이 ARM을 인수하기는 쉽지 않다고 보이는 만큼 글로벌 기업들의 컨소시엄이 주목받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가 ARM의 지분을 취득해 전략적 협력 관계를 강화하거나, 다른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또 삼성전자 외에도 SK하이닉스[000660]도 ARM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바 있어 손 회장이 SK하이닉스 경영진과도 접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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