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가상화폐 거래소 FTX, 파산 코인기업 보이저 자산 2조에 인수
비트코인, 2만달러선 회복…가상화폐 시총은 1조달러 돌파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미국 가상화폐 억만장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이끄는 코인 거래소 FTX가 파산한 코인 중개·대부업체 보이저 디지털(이하 보이저)의 자산을 인수하게 됐다고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보이저는 이날 자산 매각 입찰 결과를 발표하면서 매각가는 자사가 보유한 가상화폐의 현 시장가치 13억1천100만달러(약 1조8천700억원)에 1억1천100만달러를 얹은 14억2천200만달러(약 2조200억원)라고 밝혔다.
고객들은 이번 파산 절차가 마무리되면 자산을 FTX의 미국 거래소(FTX US)로 이전할 수 있을 것이며, 이번 매각안은 다음달 19일 법원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보이저는 덧붙였다.
FTX의 이번 인수는 보이저에 대한 구제 금융과 인수 시도가 무산된 후 나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보이저는 가상화폐 헤지펀드 스리애로즈캐피털(3AC)에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해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 사태에 직면하게 되자 지난 7월 미국 뉴욕 남부연방파산법원에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FTX는 이에 계열사 '알라미다 리서치'와 함께 보이저 측에 유동성을 공급해주겠다고 한 데 이어 자산 인수도 제안했다.
이에 보이저 측은 FTX의 제안이 '로우볼 입찰'(향후 협상을 위해 가격을 지나치게 낮게 써낸 제안)이라며 퇴짜를 놓기도 했다.
올해 가상화폐 업계가 위기를 맞자 뱅크먼-프리드는 부실 가상화폐 회사를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FTX는 7월 초 가상화폐 대출업체 블록파이에 구제금융을 지원하며 부대조건으로 이 회사를 사들일 수 있는 권한을 담은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FTX US는 최근 주식 거래 업무를 시작했고, 온라인 증권거래 플랫폼 로빈후드 지분 7.6%를 취득해 로빈후드를 인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낳았다.
또한 한국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의 인수도 추진한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한편 대표적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이 일주일 사이 2만달러(약 2천841만원)를 회복했다.
가상화폐 정보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한국시간 27일 오후 3시 40분 현재 24시간 전보다 8.1% 오른 2만248.1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아울러 이더리움(8.1%), 바이낸스코인(5.0%), 리플(3.1%) 등도 상승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전체 가상화폐 시가총액이 1조달러(약 1천423조원)를 회복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최근 한 달 사이 가상화폐가 기존 전통 자산보다 회복력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100대 가상화폐 자산의 가치를 반영하는 'MVIS 크립토컴페어 디지털애셋 100'(MVIS CryptoCompare Digital Assets 100) 지수는 한 달 사이 1%가량 내린 데 비해 같은 기간 세계 채권 지수는 6%, 증시는 10%, 원자재는 11% 각각 하락했다.
다만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1월 6만9천달러까지 오른 것에 비하면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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