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안 부결' 칠레 6개월만에 내각 중폭 개편…중도파 발탁

입력 2022-09-07 06:47
'개헌안 부결' 칠레 6개월만에 내각 중폭 개편…중도파 발탁

"새 헌법 제정 조속 착수" 시위도…경찰, 물대포 동원 해산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개헌안 국민투표 부결 직후 인적 쇄신을 예고한 칠레 정부가 중도파 인사로 내각을 개편했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내무·보건·과학·에너지 장관을 교체하고, 공석이었던 사회 장관을 새로 임명했다. 핵심 참모인 대통령실장에도 새 인물을 임명했다.

지난 3월 정부 취임한 지 불과 6개월 만의 중폭 개각이다.

눈에 띄는 인사는 카롤리나 토하 내무 장관과 아나 라 우리아르테 대통령실장이다. 이들은 모두 중도좌파 성향으로, 미첼 바첼레트 전 대통령 시절 고위직을 지냈다.

기존 좌파 일색이었던 각료의 정치적 색깔이 조금 더 온건하게 바뀐 것으로 엘메르쿠리오 등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보리치 대통령은 대통령궁에서 내각·참모 인사안을 발표한 뒤 "국민투표 결과는 제겐 정치적으로 가장 어려운 순간 중 하나였지만, (원래) 변화는 절대 쉽지 않다"며 "새 장관과 실장은 정부에 더 큰 결속력을 가져다줄 분들"이라고 말했다.

이번 개편으로 24명의 장관 중 여성은 기존 14명에서 1명 더 늘었고, 남성은 10명에서 9명으로 줄었다.

앞서 보리치 정부는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부 정권(1973∼1990년) 시절 제정된 현행 헌법 개정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삼았으나, 지난 4일 국민투표에서 62%에 육박하는 반대에 부딪혔다.

정권 초기 성적표로도 해석할 수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야당과의 논의를 바탕으로 새로운 헌법 개정 초안을 작성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대통령궁 밖에서는 신속한 개헌을 촉구하는 학생 시위가 이어졌고,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을 동원해 시위대를 해산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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