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일본·유럽 외부결제 허용…인앱결제 강제 논란 지속
인도·호주·인도네시아도 허용 대상…시험적 조치·게임 앱은 제외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한국에서 자사 결제 시스템을 사실상 강제한다는 지적을 받는 구글이 일본과 유럽 등에서 외부결제 시스템을 시험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구글은 스마트폰 앱에 구글 외 결제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도록 일본과 유럽 등에서 시험적으로 허용한다는 방침을 1일(미국 현지시간) 발표했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유럽 각국, 호주, 인도, 인도네시아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앱을 개발하는 기업은 구글이 아닌 외부의 결제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게 된다.
구글은 그간 이용자 보호를 이유로 자사의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도록 했는데, 이번 조치에 따라 앱 사용자들의 결제 수단이 더 넓어질지 주목된다.
다만 구글은 게임 앱을 이번에 발표한 시험적 허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앱 결제 시장에서는 게임 앱의 비중이 크다.
구글 홍보 담당자는 "시험 프로그램이므로 앞으로 상황을 보고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번 조치에 따라 외부 결제 수단을 택하는 경우 앱 개발 회사가 구글에 부담하는 수수료가 4% 포인트 낮아진다.
기존에 15%를 내던 기업은 11%로, 30%를 내던 기업은 26%로 각각 수수료율이 인하된다.
기시하라 다카마사 모바일 콘텐츠 포럼 전무이사는 "외부 결제 도입은 환영할 수 있으나 수수료율은 크게 낮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구글은 한국에서 사실상 자사 결제 시스템을 강요한다는 지적을 여전히 받고 있다.
한국은 앱 마켓 운영자가 자사 결제 시스템을 강요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제도를 정비했으나, 구글이 이를 무력화하는 대항 조치에 나서 규제 당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한국에서는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앱 마켓사업자가 자신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특정한 결제 방식을 강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조항(일명 '인앱 결제 강제 금지 조항')이 작년 9월 시행됐다.
또 이 법의 세부 적용 기준을 규정한 '앱 마켓사업자의 금지행위 위법성 판단기준'(방송통신위원회 고시)이 올해 3월 시행됐다.
이에 구글은 한국인을 위한 앱에 타사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도록 '인앱 결제' 시스템을 앞서 다양화하기로 했고 이번에 일본과 유럽 등으로 비슷한 조치를 확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구글은 외부 결제를 안내하는 웹페이지 링크(아웃링크)를 삭제하라고 올해 4월 1일을 기한으로 정해 자사 앱 마켓인 플레이스토어에 참여하는 앱 개발 기업에 통지했으며, 6월 1일까지 이를 따르지 않은 앱은 플레이스토어에서 삭제하겠다고 압박했다.
구글은 카카오가 아웃링크를 삭제하지 않자 올해 6월 30일 공개된 카카오톡 새 버전(v.9.8.6)의 플레이스토어 내 업데이트를 중단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구글의 행위가 결과적으로 특정한 결제방식(자사 결제)을 강제하는 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보고 조사 중이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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