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금리 인상에…당분간 주택 매매 정체되고 가격 다소 하락"

입력 2022-07-28 12:00
KDI "금리 인상에…당분간 주택 매매 정체되고 가격 다소 하락"

대출금리 가파르게 오르고 금리 인상 종료 시점 불투명

"15억원↑ 주담대 금지 규제, 가격안정 효과 단정 어려워"



(세종=연합뉴스) 김다혜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당분간 가파른 금리 상승과 불확실성 때문에 주택 매매가 정체되고 주택 가격도 다소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28일 '2분기 부동산시장 동향' 보고서를 통해 "시장금리의 가파른 상승과 향후 정책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당분간 주택 매매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매매 가격도 다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내외적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상 종료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KDI는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 대출 금리가 상승하면서 매매와 전세 가격의 하방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국의 매매·전세 가격 증가율은 작년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약 9개월간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2분기 유형별 주택매매 가격은 아파트가 전분기보다 0.16% 하락했고, 연립·다세대주택(0.09%)과 오피스텔(0.10%)도 상승세가 둔화했다.

수도권 주택매매가격은 전분기보다 0.05% 하락했다. 서울의 주택매매가격(0.08%)은 올랐으나 분기 말로 갈수록 동북권 등 하락 지역이 확대됐다.

KDI는 "현재 주택시장 조정이 장기화하는 것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대출금리와 금리 경로에 대한 향후 불확실성 등에 기인한다"며 "기준금리 상승 배경인 물가 상승, 높은 건설비용 등은 임대료에 상방 압력으로 서서히 작용할 수 있으나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당분간 주택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주택 수급 동향은 서울·경기·인천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수요 대비 공급이 초과한 상태를 유지했다.

올해 하반기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8만6천호로 작년 하반기(15만9천호)보다 많다. 다만 서울(9천600호)은 작년 하반기보다 아파트 입주 물량이 32.5% 감소할 예정이다.

하반기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25만1천호로 작년 하반기 물량을 웃돈다. 서울에서는 2만4천호 증가하고 경기와 인천은 각각 작년 하반기보다 각각 7만2천호, 2만2천호 줄어들 예정이다.

2분기 주택 전세가격은 전분기보다 0.02% 떨어져 감소로 전환했다. 전세의 월세화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월세 수요가 늘면서 월세통합가격은 전분기보다 0.5% 상승했다.

한편 오지윤 KDI 연구위원은 이날 '선별적 주택금융의 영향: 15억원 주택담보대출 금지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내고 "15억원 이상 가격의 주택 구입 시 주택담보대출을 전혀 허용하지 않는 고강도 규제(2019년 12월부터 규제지역에 적용)는 상대가격 분포의 왜곡을 야기했으며, 전체적으로 가격 안정화 효과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오 연구위원은 "2020년 이른바 규제의 '풍선효과'로 15억원 미만 아파트에 대한 거래량 쏠림이 나타났고 규제 전 가격이 15억원 미만이었던 아파트가 15억원 이상 아파트보다 가격 상승률이 높았다"며 "서울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2020년부터 서울 이외 지역보다 빠르게 상승했는데 이런 유동성은 대부분 15억원 미만 주택에 투입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부는 '15억원 주담대 금지'와 같은 선별 규제가 2년간 15억원 미만 주택의 금융레버리지를 선별적으로 상승시켜 향후 가격 변동성을 높일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가격 하강기에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구매가 몰렸던 15억원 미만 주택의 가격이 더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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