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솔로몬제도 안보협정에 뉴질랜드도 신냉전 한파
태평양 안보 위협에 대중국 독자노선→강경노선 선회
'중국 견제에 공조' 서방연대 강화·일본과도 제휴 추진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미국 주도의 반중국 전선에 균열을 내왔던 뉴질랜드가 중국-솔로몬제도의 안보 협정을 계기로 중국 견제에 동참하기 시작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뉴질랜드가 남태평양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중국에 대해 강경 대응 기조로 태도를 바꿨다며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확 달라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질랜드는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로 구성된 기밀 공유 동맹체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의 일원이지만 가장 취약한 고리로 평가받아왔다.
미국 주도의 대중국 견제 전략에서 '파이브 아이즈'의 역할이 요구받을 때 뉴질랜드는 중국 문제에서만큼은 독자 노선을 걸었다.
지난해 중국의 홍콩 민주화 탄압을 규탄한다며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가 공동성명을 냈을 때 뉴질랜드는 이에 참여하지 않았다.
중국을 향한 공세로 여겨질 수 있는 '코로나19 우한 기원설'을 규명해야 한다고 국제사회가 목소리를 높일 때도 뉴질랜드는 침묵을 지키는 쪽을 선택했다.
나나이아 마후타 외무장관은 "'파이브 아이즈'의 역할 확대가 불편하다"고까지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을 최대 교역 상대국으로 두고 있는 뉴질랜드가 중국에 대립각을 세우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중국 문제에 대해 온건하고 때로는 꽁무니를 뺐던 뉴질랜드가 중국-솔로몬제도의 안보 협정을 계기로 강경 입장으로 돌아섰다고 통신은 전했다.
중국은 지난달 남태평양 요충지 솔로몬제도와 안보 협정을 체결해 서방을 발칵 뒤집어놨다.
솔로몬제도는 미국의 군사 거점인 괌과 멀지 많고 호주 북동쪽에선 약 2천㎞ 떨어져 있다.
협정 전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외신은 중국이 솔로몬제도에 군대를 파견할 수 있고 중국 함정이 솔로몬제도 항구에 정박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태평양에 군사적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자 뉴질랜드는 이것만은 용납하지 않았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각국이 방위에 관한 주요 결정을 내리기 전 지역 협의체인 '퍼시픽 아일랜드 포럼'과 논의하기로 한 합의를 솔로몬제도가 위반했다고 비판하면서 협정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우려했다.
중국과 솔로몬제도는 이번 협정이 태평양 지역의 평화를 해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뉴질랜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최근 아던 총리는 "우리가 의존하는 질서에 위협이 있을 때, 우리는 행동하겠다"며 서방과 연대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안나 포울스 뉴질랜드 매시대 국방 및 안보 연구 센터 수석 강사는 "이는 뉴질랜드가 태평양의 집단 안보 계획을 지지한다는 뜻이자 제3국, 특히 중국에 태평양 지역의 위기는 이 지역이 관리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뉴질랜드가 최근 일본과 안보 동맹을 강화하는 계획을 발표한 것도 중국 견제 공조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통신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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