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부 "英, 러시아인들에 비자 잘 안줘…상응 조치 취할 것"

입력 2022-05-13 21:53
러 외무부 "英, 러시아인들에 비자 잘 안줘…상응 조치 취할 것"

루마니아·불가리아엔 외교관 맞추방 보복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와 서방 관계가 최악의 상태로 악화한 가운데 양측 간의 외교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13일(현지시간) 영국이 러시아인들에 대해 비자를 제대로 내주지 않고 있다면서 영국인들에 대해 상응하는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에 대해서는 외교관들을 맞추방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자체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을 통해 "최근 영국 비자를 발급받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몹시 어려워졌다는 러시아인들의 불만이 대거 접수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비단 관광객뿐 아니라 영국에서 계약에 따라 일하거나 친척을 방문하고 가족과 상봉하려는 러시아인들도 겪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 같은 상황과 관련, 모스크바 주재 영국 대사관 측에 문제를 제기하고 해명을 요구했다면서 영국 측은 현재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신청한 비자 처리에 우선순위가 주어지면서 러시아인들의 비자 신청 검토가 지연되고 있다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현 상황을 러시아인들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경멸적 태도이자 러시아인들의 권리에 대한 정치화된 침해라고 규정하면서, 상황이 정상화될 때까지 영국인들에 대해서도 같은 방식으로 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인들의 러시아 방문 비자 수령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경고였다.

한편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별도의 보도문을 통해 러시아 주재 루마니아 대사를 초치해 루마니아 대사관 소속 직원 10명을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인물)로 지정하는 노트(외교 공한)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된 외교관은 정해진 시일 내에 주재국을 떠나야 한다.

러시아 외무부는 루마니아 외교관 추방이 지난달 5일 루마니아 측이 부쿠레슈티 주재 러시아 대사관 소속 직원 10명을 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또 이날 러시아 주재 불가리아 대사관 직원 1명도 맞추방했다고 밝혔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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