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전세계 코로나 사망자 1천500만"…인도 항의 탓 발표 지연

입력 2022-04-18 11:53
수정 2022-04-18 15:35
WHO "전세계 코로나 사망자 1천500만"…인도 항의 탓 발표 지연

기존통계 600만…'초과사망 3분의1' 인도에 민감한 이슈

일부국 통계부실 탓 모델분석…내달 추산규모 발표 추진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전 세계 사망자를 집계했지만, 자국 통계에 대한 인도의 문제 제기로 발표가 늦춰지고 있다고 미국매체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18일 NYT에 따르면 각국이 개별적으로 발표한 집계에 따른 전세계 코로나19 사망자는 지난해 말까지 600만명 정도지만, WHO에 따르면 약 1천500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여기에는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자나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치료 시기를 놓쳐 숨진 경우 등 코로나19가 직접적인 사인이 아닌 경우도 포함됐다.

WHO의 추정치는 기존 수치보다 900만명이나 많은데, 특히 이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인도에서 나온 것으로 판단됐다.

한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인도 정부 발표에 따른 사망자는 52만명 정도지만 WHO는 최소 400만명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 정부는 WHO에 전체 사망자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이며, WHO는 인도 내 최소 12개 주에서 모은 자료를 이용했다.

WHO는 기존 정부 발표에 지역·가구 조사를 통해 새롭게 얻은 자료, 통계적 모형 등을 반영해 사망자를 추정했다. WHO는 인구·보건·통계 전무가들로 부터도 자료를 수집했다.



하지만 인도 정부는 WHO의 조사 방법에 문제가 있다며 "절차가 협력적이지 않았고 적절한 대표성도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과학적 엄격성을 갖추거나 합리적 수준의 정밀조사를 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NYT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지난해 4∼6월 코로나19가 대확산했을 당시 사망자가 제대로 집계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도 정부는 올해 2월과 3월, 공식 통계보다 사망자가 7∼8배라거나 사망자가 400만명으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국제 학술지에 실리자 반박하기도 했다.

인도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와 이집트 등도 WHO 추산보다 사망자를 과소 집계했고, 러시아와 중국 등의 자료도 불확실하다는 게 NYT 설명이다.

또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을 비롯한 다수 국가가 사망자 집계를 하지 않고 있으며,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모델링 기법을 써야만 했다는 것이다.

WHO 관계자는 아프리카 국가 10곳 중 9곳, 전 세계 국가 10곳 중 6곳이 사망자 집계를 하지 않는다면서, 사망자 집계는 '어림짐작'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도 정부가 WHO 보고서의 발표를 늦추려 하는 것은 코로나19 통계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정권에 민감한 이슈임을 보여준다고 NYT는 평가했다.

WHO 측은 모든 국가와의 협의를 거쳐 발표하는 모양새를 원하고 있으며, 당초 발표 예정이었던 1월보다 미뤄졌지만 이달 내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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