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서 쿠란 불태운 정신질환자, 군중에 공개 처형당해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파키스탄에서 이슬람 경전 쿠란을 불태운 정신질환자가 '신성모독'이라며 성난 군중에 끌려가 공개 처형당했다.
13일 익스프레스 트리뷴과 dpa통신에 따르면 전날 오후 펀자브주 카왈지구에서 신성모독 혐의로 체포된 남성이 경찰서를 나서자마자 300여명의 성난 이슬람 신자들에게 끌려가 죽임을 당했다.
살해당한 남성은 인근 마을 주민으로, 정신 질환을 앓고 있었다.
그는 쿠란을 찢어서 불태운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은 폭도로 변한 주민들이 몰려오자 체포한 남성을 경찰서 밖으로 내보내 살해를 방조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주민들은 그를 끌고 가 돌로 쳐 숨지게 하고, 나무에 매달았다.
경찰은 성난 주민들을 진압하고 시신을 수습하는 과정에 최소 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에서 신성모독은 매우 예민한 사안으로, 재판 절차를 밟지 않고 성난 주민들이 몰려가 피의자를 고문하고 즉결 처형하는 사건이 잊을만하면 반복된다.
파키스탄은 인구 2억2천만명 가운데 97%가 무슬림이고, 국교가 이슬람교이다.
작년 5월에는 이슬라마바드 외곽 모스크에 돌을 던지고, 이슬람교 성인들의 이름이 적힌 현수막을 찢은 피의자가 신성모독죄로 체포되자 주민 수백 명이 경찰서로 몰려와 "직접 참수하겠다"며 돌을 던지는 등 난동을 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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