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감전사고' 사장 주재 긴급회의…재발방지대책 마련
노동장관 강력 경고에 한전 사장 출장 복귀 직후 회의…대국민 사과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한국전력이 하청업체 노동자 감전 사망사고와 관련해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 한국전력 사장도 처벌받을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한 상황에서 한전이 재발 방지 대책을 제시하면서 대국민 사과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두달여 전에 일어난 사고가 언론에 조명되고 나서야 뒤늦게 조치 마련에 나선 것은 '뒷북' 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승일 한전 사장은 7일 오후 나주 한전 본사에서 전 경영진을 소집해 회의를 열고 이번 사고에 대한 대응과 재발 방지 대책을 논의했다.
정 사장은 전날 해외 출장에서 귀국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로 인한 격리가 해제되자마자 회의를 열었다.
이날 오후 2시께 시작된 회의는 3시간 가까이 진행됐으며, 한전은 주말에도 후속 회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회사 차원의 공식 사과 여부부터 하청업체 관리·감독 강화방안까지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는 비상안전경영체제를 즉시 도입하고, 현재 진행 중인 공사를 포함해 전 공사를 임시 중단하고 안전성 검사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시행한 뒤 검사를 통과한 공사만 우선 재개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한전 사고의 가장 큰 문제로 손꼽히는 하청업체 관리 감독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도 논의됐다.
이번 대책회의 내용을 아는 한 관계자는 "엄중한 분위기가 느껴졌다"며 "그동안 안전대책이 없어서 사고가 난 것이 아닌 만큼 어떻게 해야 현장에까지 이런 안전 대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심어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지시가 있었다"고 전했다.
예컨대 현재 단독 작업을 금지하고 2인 1조로 작업을 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이를 하청업체들이 준수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이를 현장에서 지켜지도록 할지에 대한 대책 논의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단순히 하청업체에 안전대책 준수를 강요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들 업체가 안전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수준을 높이도록 한전 차원에서 지원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정 사장이 직접 전 경영진을 소집해 회의를 연 것은 그만큼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해 11월 경기도 여주의 한 오피스텔 건설 현장에서 30대 하청업체 근로자가 전봇대에서 전기 연결작업을 하던 중 감전 사고로 사망했다.
당시 작업은 한전의 안전 규정에 따라 2인 1조로 진행됐어야 하나 당시 하청업체에서는 김씨를 홀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와 관련해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은 전날 열린 출입기자단과 간담회에서 며칠 전 한전 사장과 통화해 사고 발생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 한전 사장도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지난해 한전의 산재 사망자가 8명으로 가장 많다고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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