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인가 사이비인가…" CNN, 코로나 가짜뉴스 주범 12인 지목
TV 나와 명의 행세하지만 SNS로는 음모론 확산
"코로나는 인구 감소 계획" 근거없는 주장투성이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미국에서 명성을 떨치던 의사가 알고보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된 가짜뉴스 확산의 주범으로 속속 드러났다고 CNN 방송이 19일(현지 시각) 지목했다.
보도에 따르면 런던에 본부를 둔 디지털혐오대응센터(CCDH)는 최근 '가장 영향력 있는 코로나19 거짓 정보 전파자' 12명을 선정했다.
이들 중 한 명인 크리스천 노스럽은 아이비리그 명문대 산부인과를 거쳐 지상파 TV의 간판 토크쇼인 오프라 윈프리 쇼에도 종종 등장해 명성을 얻었다.
55만8천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그의 페이스북에는 건강 정보로 뒤덮여 있다.
여기까지만 보면 유명 의사로만 보이지만 그의 또다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인 텔레그램에 접속하면 그의 숨겨진 면이 드러난다고 한다.
그는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텔레그램에서 코로나 백신 관련 거짓 정보를 올리고 있었으며, "코로나 백신이 왜 죽음의 주사인지를 가장 잘 설명한다"는 소개와 함께 특정 글을 공유하기도 했다.
CNN은 노스럽이 코로나 백신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온상 중 하나라며 노스럽과 같은 의사가 접종 거부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시드 부타르 박사 역시 노스럽과 나란히 '12인의 주범' 중 하나로 꼽혔다.
그는 2010년 저서 '의사와 멀어지는 9가지 방법'이 일간 USA투데이 선정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한 유명인이다.
하지만 그는 트위터 등 인터넷 공간에서 백신 접종자는 모두 2025년에 죽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공유하고, 코로나19가 "인구 감소 계획의 일부이며 계획된 작전"이라고 퍼트리기도 했다.
그는 최근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 최고 권위의 전염병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수많은 사망자를 불러왔다며 그를 나치 독재자인 히틀러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과거에도 기이한 행보를 이어왔다.
자신이 개발한 크림으로 자폐증을 낫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하다가 노스캐롤라이나주 의료 당국에서 "현대판 사기극"이라며 두차례 징계를 받기도 했다.
이처럼 유명인들이 거짓 정보를 퍼트릴 수 있었던 것에는 소셜미디어가 한몫 한다. 부타르의 경우 페이스북에 의해 계정이 삭제되기 전 12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었다. 페이스북과 유튜브,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을 통해 이들의 주장이 무차별 퍼지는 것이다.
CCDH는 이들 12명이 전세계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퍼진 백신 거부 콘텐츠 중 65%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셜미디어에서 일부 계정이 차단된 것은 환영하지만 여전히 비슷한 계정이 사이비 과학과 음모론을 퍼뜨리고 있다고 지목했다.
SNS가 아니라 환자와 대면해 코로나19 거짓 정보를 전하는 의사들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의사와 환자 간 만남을 감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당국은 골머리를 앓는다.
이처럼 코로나19 가짜 뉴스를 퍼트리는 것에 대해 데이비드 레이저 노스이스턴대 교수는 "이들은 사람들이 의사를 신뢰한다는 것을 이용해 이득을 얻고 있다"며 "이들이 '의사'라는 이름의 유산을 이용해 잘못된 정보를 퍼 나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laecor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