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독 직접연결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 가스 충전 시작"
올해 내 가동될 듯…러와 갈등 우크라 경유 가스관 폐쇄될 수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발트해 해저를 통해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 연결하는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에 대한 가스 충전이 시작됐다고 가스관사업 주관사가 4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 건설·운영사인 '노르트 스트림 2 AG'는 이날 "가스관 가동 시험을 위해 2개 라인으로 구성된 가스관의 첫 번째 라인에 대한 가스 충전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노르트 스트림 2 AG는 러시아 국영가스 회사 '가스프롬'이 100% 지분을 가진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 사업 주관사다.
노르트 스트림 2 AG는 이어 "기술 시험에 필요한 가스량과 압력을 얻기위해 점진적으로 가스를 채워나갈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앞서 노르트 스트림 2 AG는 지난 9월 완공된 가스관 내외부에 대한 결함 검사를 마쳤다.
가스프롬은 가동 시험과 관련한 허가 절차를 마무리하는 대로 올해 안에 가스관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1천230km 길이의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은 연 550억 입방미터(㎥) 수송용량의 가스 라인 2개로 구성된다. 첫 라인은 지난 6월, 두 번째 라인은 지난 9월에 완공됐다.
러시아는 자국 북부에서 발트해 해저를 거쳐 독일로 연결되는 기존 '노르트 스트림' 가스관의 수송 용량을 두 배로 확장하기 위한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 건설 사업을 지난 2015년부터 독일과 함께 추진해 왔다.
유럽행 가스 공급선 다변화를 원하는 러시아와 상대적으로 값싼 천연가스의 안정적 수입을 바라는 독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사업이었다.
가스관 건설은 그러나 기존 유럽행 가스관이 지나는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일부 동유럽 국가, 유럽에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을 노린 미국 측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왔다.
미국의 관련 기업 제재 방침으로 차질을 빚던 가스관 건설은 러시아가 지난해 12월부터 자국 부설선을 투입해 자력으로 건설 공사를 재개해 완공에 이르렀다. '유럽 에너지 안보에 대한 위협'을 명분으로 내걸며 가스관에 반대하던 미국은 지난 7월 동맹 독일과의 관계를 고려해 일단 가스관 완공을 용인하기로 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새 가스관을 서방과 우크라이나 압박을 위한 '정치적 무기'로 사용하려 할 경우 추가 제재를 가하겠다는 입장이다.
크림사태로 러시아와 심각한 갈등 관계에 있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을 가동하면 자국을 경유하는 기존 유럽행 가스관을 폐쇄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우크라이나는 연간 20억~30억 달러의 통과 수수료를 잃고 러시아와 유럽에 대해 가스관 경유국으로서 갖고 있던 영향력도 상실하게 된다.
러시아는 실제로 지난 1일 우크라이나 경유 가스관을 이용한 헝가리로의 가스공급을 중단했다.
대신 흑해 해저를 통해 터키와 연결되는 '터키 스트림' 가스관을 이용해 헝가리로 가스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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