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전 대통령 체포…우크라이나서 8년 망명 끝내고 귀국

입력 2021-10-02 01:54
조지아 전 대통령 체포…우크라이나서 8년 망명 끝내고 귀국

조지아 총리, 샤카슈빌리 전 대통령 체포 발표

지방선거 앞두고 귀국…여당 반대표 촉구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8년간의 망명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조지아의 전 대통령이 체포됐다.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라클리 가리바슈빌리 조지아 총리는 1일(현지시간) 미하일 샤카슈빌리 전 조지아 대통령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가리바슈빌리 총리는 성명을 내고 "제3대 대통령을 지낸 미하일 샤카슈빌리를 체포해 구치소로 이송 중"이라며 "우리는 그의 위치를 알고 있었으며 체포는 아주 쉬웠다"고 전했다.

조지아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머물던 샤카슈빌리가 귀국할 경우 권력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될 것이라고 경고했으나, 샤카슈빌리는 귀국을 강행했다.

그는 전날 늦게 조지아의 흑해 연안 휴양도시인 바투미 해변을 거닐며 2일 열리는 지방선거에서 집권 여당인 '조지아의 꿈'에 반대표를 던질 것을 촉구하는 영상을 소셜 미디어에 게재했다.

사카슈빌리는 지난 2004~2013년 조지아의 대통령을 지내며 유럽연합(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추진하는 등 강력한 친서방 노선을 밀어붙여 러시아와 심각한 갈등을 빚었다.

3선에 실패한 뒤 권력 남용과 부정부패 혐의로 공격당하자 샤카슈빌리는 우크라이나로 이주했으며, 2015년 5월 친서방 노선을 걷던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그를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주 주지사로 임명했다.

그는 조지아 국적을 포기하고 약 1년 6개월 동안 우크라이나 주지사직을 수행하며 친서방 개혁 정책을 밀어붙였으나, 중앙정부 인사들과의 심각한 갈등을 빚은 끝에 해임되고 말았다.

사카슈빌리는 이후 한동안 우크라이나를 떠났다가 2017년 9월 재입국해 반정부 운동을 이끌기도 했으나 2018년 2월 폴란드로 강제 추방됐다.

그러나 2019년 5월 집권한 친서방 개혁 성향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샤카슈빌리의 우크라이나 국적을 복원시키고 그를 개협집행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샤카슈빌리는 조지아를 떠난 뒤에도 상당한 지지기반을 유지했으며, 지난해 11월 조지아 총선에서 그를 지지하는 '통합민족운동'은 야권연합을 구성해 2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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