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손태승 법적공방 장기화…다른 금융사 CEO 제재는

입력 2021-09-17 11:50
금감원·손태승 법적공방 장기화…다른 금융사 CEO 제재는

"이달말 금융위 정례회의서 검토"…라임판매 증권 3사 제재절차 곧 재개될 듯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금융감독원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316140] 회장의 중징계를 취소하라는 법원 판결에 불복, 17일 항소하기로 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다른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제재 방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손 회장 제재의 핵심 근거였던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가 다시 쟁점으로 떠오른 만큼, 이 같은 근거에서 추진된 다른 금융사 CEO 제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감원 박지선 공보국장은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진행 중인 제재 건은 금융위원회와 긴밀히 협의해 처리 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이달 말 정례회의에서 관련 내용을 논의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위원들이 관련 쟁점에 대해 금감원의 항소 이유, 법원의 판결, 산업계와 소비자의 요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금융당국의 제재심의 절차가 진행 건은 총 8건이다.

금감원 제재심이 진행 중인 하나은행 1건을 제외한 나머지 7건은 제재심을 마치고 금융위 후속 절차를 앞두고 있다.

이 중 라임펀드 관련 증권사 3곳에 대한 제재안에 대한 금융위 심의는 이른 시일 내에 재개될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KB증권·대신증권 등 3곳의 전·현직 CEO 등의 징계가 지난해 11월 금감원 제재심을 거쳐 금융위에 10개월째 계류돼 있다. 부당권유 금지 위반(자본시장법),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금융회사 지배구조법) 등이 적용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내부통제와 관련된 금융지배구조법상 쟁점은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논의하겠지만, 자본시장법상 쟁점은 이미 금융위에서 상당 부분 논의가 진전됐기 때문에 심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를 분리해 검토할지, 같이 할지는 결정되지 않았으며 이 역시 정례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금감원은 '일시멈춤' 단계인 하나은행 제재심 역시 금융위와 협의해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금감원은 라임자산운용·디스커버리·헤리티지·헬스케어 펀드 등에 대한 불완전판매 책임을 물어 하나은행에 '기관경고'를, 당시 은행장이었던 지성규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에게 '문책경고'를 사전통보하고 지난 7월 15일 1차 제재심을 열었다.

애초 8월 말에 2차 제재심이 속개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손 회장 선고 공판 연기 등으로 미뤄진 상황이었다.

금융권에서는 금감원의 항소 결정이 제재와 관련한 금융권 전반의 불확실성과 피로도를 키운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금융위와 협의해 금융권의 애로사항에 대해 신중히 고민하고, 향후 추가적인 사법 판단을 받아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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