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철도 5일간 또 파업…열차 4분의 1만 운행

입력 2021-08-31 22:42
독일 철도 5일간 또 파업…열차 4분의 1만 운행

내달 2∼7일…근거리 지역열차와 도시고속전철은 40%만 운행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독일 철도가 5일간의 장기 파업에 돌입한다.

독일 철도 기관사노조(GDL)는 내달 2일 오전 2시부터 7일 오전 2시까지 닷새 동안 여객 운송 열차의 운행을 중단하는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화물 운송 열차 운행은 같은 달 1일 오후부터 중단된다.



클라우스 베젤스키 철도 기관사노조 위원장은 "사측이 새로운 협상안을 내놓기를 거부해 세 번째 파업에 나서게 됐다"면서 "우리가 실행했던 쟁의행위 중 가장 장기 쟁의행위로, 사측은 직원들과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은 피하고자 하고 있지만, 기한을 정해두지 않고 파업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SZ)이 전했다.

이번 파업으로 원거리와 근거리 교통에 모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독일 철도는 원거리 여객 운송 열차의 경우 4분의 1만 운행이 가능하고, 근거리 지역 열차와 도시고속전철(S반)은 40%가 운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철도 파업에 따라 표를 끊은 승객들은 여행을 앞당기거나 17일까지 미룰 수 있다. 환불도 가능하다.

앞서 철도 기관사노조는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이틀간 여객 운송 열차 운행을 중단하는 파업에 돌입했었다.



철도 기관사노조는 올해 임금동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별수당 600유로(약 82만2천원)와 28개월간 3.2%의 임금인상률을 요구 조건으로 내세웠다.

독일 철도 측이 제시한 임금인상률은 3.2%로 노조 측의 요구안과 같지만, 올해는 동결, 2022년 1월부터 2023년 3월까지 1.5%, 2023년 3월 이후 2024년 6월까지 1.7%다. 코로나19 특별수당도 지급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 14억유로(약 1조9천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독일철도는 노조 측의 요구안과 사측의 협상안 간 차이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마르틴 자일러 독일 철도 인사담당 이사는 "이번 쟁의행위는 그 무엇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기관사노조 지도부는 경제와 여행객들을 볼모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33만명에 달하는 독일 철도 노동자들은 2만5천명의 조합원이 소속된 기관사노조와 18만명의 조합원이 가입한 철도교통노조(EVG)로 양분돼있다.

올해부터 임금통합법이 처음 시행되면 독일 철도 산하 300개 사업장 중 조합원이 더 많은 조합과 체결하는 임금협약이 전체에 적용되게 된다. 독일 철도에 따르면 전체 300개 사업장 중 기관사노조가 우위를 점하는 사업장은 16개 사업장뿐이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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