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국 정치인의 사드·홍콩 일부 관점 수용못해"(종합)
외교대변인, 윤석열·이준석 겨냥해 발언…내정간섭 논란 가열
주한대사의 尹 반박 기고 대선개입 논란엔 "외교관 역할한것"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우리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입장을 반박해 대선 개입 논란을 빚은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에게 주의를 당부하자 중국이 '외교관의 역할을 한 것'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한발 더 나아가 일부 한국 정치인들의 사드 및 홍콩 관련 일부 발언을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싱 대사의 한국 대선 개입 논란과 관련한 중국 정부의 입장을 묻는 말에 "중국 외교관의 역할은 중국의 중대한 이익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신속하게 입장을 밝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오 대변인은 중국의 대선 개입 논란을 의식한 듯 "중국은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킨다"며 "우리는 한국 선거에 개입하거나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누가 한국의 신임 대통령이 되든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고 양국 국민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15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수평적 대중관계'를 주문하며 "(중국이) 사드 배치 철회를 주장하려면 자국 국경 인근에 배치한 장거리 레이더를 먼저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싱 대사는 기고에서 중국의 레이더는 한국에 위협이 되지 않으며 박근혜 정부 당시 배치한 사드가 중국의 안보 이익과 양국 간 전략적 상호 신뢰를 해쳤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 대선 개입 논란이 일었고, 외교부는 기고 당일 외교 경로를 통해 중국 측에 주재국 정치인의 발언에 대한 공개적 입장 표명이 양국관계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 전 총장의 사드발언과 함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홍콩 문제를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을 겨냥해 "최근 한국의 일부 정치인들이 홍콩과 사드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는데, 일부 관점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 뒤 "홍콩은 중국의 홍콩이고 홍콩의 사무는 중국의 내정으로, 그 어떤 나라나 조직도 이러쿵 저러쿵 말해서는 안된다"고 부연했다. 이는 홍콩 사태 등에 있어 '중국 정부의 잔인함'에 맞설 것이라고 한 이 대표의 발언을 비판한 것이었다.
윤 전 총장의 사드 발언을 겨냥해서는 "사드 문제에 대해 한중 양국은 단계적으로 처리하기로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이것은 양국관계가 정상적으로 발전하는 중요한 기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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