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든 "각국 정부, 스파이웨어 모라토리엄 선언해야"

입력 2021-07-20 15:15
스노든 "각국 정부, 스파이웨어 모라토리엄 선언해야"

가디언 인터뷰…스파이웨어, 변이 바이러스에 비유하기도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미국 정부의 무차별적 개인정보 수집 활동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이 19일(현지시간) 각국 정부에 스파이웨어 거래에 대한 글로벌 모라토리엄(일시 정지)을 선언할 것을 촉구했다.

스노든은 워싱턴포스트(WP)와 가디언 등 전세계 16개 언론사가 전날 공개한 스파이웨어 관련 탐사보도물인 '페가수스 프로젝트'와 관련, 가디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스파이이웨어는 스파이와 소프트웨어의 합성어로 개인 정보를 수집하는 데 쓰이는 악성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WP, 가디언 등이 공동 보도한 탐사기획 '페가수스 프로젝트'는 이스라엘 보안기업 NSO그룹이 개발한 스파이웨어 '페가수스'를 이용하는 주 고객이 다름 아닌 각국 정부이며, 이들이 정부 비판에 앞장선 운동가, 언론인 등의 휴대전화를 해킹하는 데 이 프로그램을 사용해왔다는 것이 핵심이다.

페가수스는 휴대전화 해킹을 통해 이메일, 문자 메시지, 연락처, 위치 정보, 사진, 동영상 등을 빼내는 것은 물론 통화 내용을 감청까지 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보도에서는 페가수스를 통해 해킹 대상이 된 약 5만개의 전화번호 목록이 확인됐다.

스노든은 인터뷰에서 페가수스와 같은 스파이웨어 개발업계를 "존재해서는 안 될 산업"이라고 비판하면서 이번 보도는 악성 소프트웨어가 억압적인 정권들로 하여금 수많은 사람을 가장 침략적인 형태의 감시 속에 둘 수 있게 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사법기관이 전통적 방식에 따른다면 영장을 발부받아 감시나 수사 활동에 나서야 하지만 스파이웨어는 이러한 절차를 생략시킴으로써 보다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비용면에서도 효율적인 감시를 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스노든은 "만약 그들이 멀리 떨어져서, 더 적은 비용으로, 위험도 없이 똑같이 (감시를) 할 수 있게 된다면, 그들은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언제든 시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 상황을 코로나19에 비유, 스파이웨어 개발자들이 백신이 아닌 바이러스, 특히 백신을 무력화하는 변이 바이러스를 생산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스노든은 "만약 이 같은 기술 거래를 막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목표물은 단지 5만개가 아니라 5천만개로 늘어날 것이고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지난 2013년 6월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 개인정보 수집실태를 폭로한 스노든은 현재 러시아에 망명 중이다.

y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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