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소녀상 제작 작가 부부 "소녀상이 생명을 얻은 느낌"

입력 2021-07-14 09:20
수정 2021-07-14 09:22
10년째 소녀상 제작 작가 부부 "소녀상이 생명을 얻은 느낌"

집요한 일본 방해공작 비판…"기억의 왜곡 통해 역사 뒤집으려 해"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10년째 평화의 소녀상을 만들고 있는 부부 김운성·김서경 작가는 14일 "우리가 만든 평화의 소녀상이 할머님들의 혼과 더불어 평화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로 인해 생명을 얻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운성·김서경 작가는 독일 뮌헨에서 '예술과 민주주의'를 주제로 열리는 '아트5'의 한일작가 기획전의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앞두고 진행한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우리가 만든 소녀상이 지난 10년간 국내 82곳, 해외 16곳에 세워졌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두 작가는 "소녀상을 세우는 것은 평화운동가이신 할머님들의 뜻을, 우리 국민의 평화에 대한 의지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라면서 "한국에 세울 때도 장소를 정하기가 조금 힘들었지만, 해외에서 장소 정하기는 많은 방해를 받고 있어 거의 독립운동하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두 작가가 제작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은 2011년 12월 14일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수요시위 1천 회를 기념해 처음 세워졌다.

이후 10년이 흘러 수요시위 1천500회를 맞는 이 날까지 국내에는 144개, 해외에는 32개의 소녀상이 세워졌다는 게 정의기억연대의 집계다. 이 중 두 작가가 직접 만든 작품은 98곳에 세워졌다는 설명이다.

두 작가는 오는 17일 독일 뮌헨을 방문해 평화의 소녀상을 포함한 '예술과 민주주의' 전시회 개막행사와 토론회에 참석한 뒤 드레스덴 공공박물관과 베를린의 평화의 소녀상을 둘러보고 관련 행사에 갔다가 내달 2일 귀국한다.





김운성·김서경 작가는 '예술과 민주주의'를 주제로 한 뮌헨 전시의 의미에 대해 "우리의 민주주의는 아직 과정에 있다고 본다"면서 "코로나19는 우리 사회 속에 묻힌 어둠을 보게 했다. 해외의 인종차별은 그 한 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다름을 이해하는 자리가 많이 생겨야 한다고 본다"면서 "이번 전시는 그런 자리"라고 설명했다.

두 작가는 일본이 해외에서 평화의 소녀상 설치나 전시에 집요한 방해 공작을 펼치는 데 대해서는 "기억의 왜곡을 통해 역사를 뒤집으려 한다"면서 "전범국으로서 반성도 없는 행태는 또 다른 전쟁을 꿈꾸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소녀상 설치를 통해 이뤄낼 수 있는 바람직한 이상은 "평화의 연대"라면서 "여성과 아이들의 인권을 위해, 모두의 평화와 자유를 위해 전 세계가 함께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운성·김서경 작가는 "다시는 여성과 아이들의 인권이 본인들과 같이 짓밟히는 일들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할머님들의 말씀을 새겨주길 바란다"면서 "지금도 내전으로 전쟁으로 피해받는 사람들과 아이들을 위해 함께 기도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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