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연 "북극 빙하, 48만년 간 4번 확장…북쪽→중앙 이동"
2016년부터 북극 축치해 탐사…대륙빙하 기원·확장양상 첫 규명
(서울=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 극지연구소는 빙하기 때 북극 바다를 덮고 있던 대륙빙하의 발원지와 이동 양상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25일 밝혔다.
진영근 극지연구소 박사팀은 2016년부터 러시아 축치 자치구와 미국 알래스카 사이의 축치해를 세 차례 탐사한 결과 과거 북극을 덮고 있던 대륙빙하가 축치해 해저 고원 남쪽에서 생겨났으며, 중기 플라이스토세(Middle Pleistocene, 12만6천∼78만1천년 전)에 해당하는 48만년 전부터 네 차례 확장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빙하는 이 네 차례에 걸친 확장기에 본격적으로 생성돼 이동했다. 생성 초기에는 북서쪽으로 확장했지만 나중에는 동시베리아 해에서 뻗어 나온 빙하와 합쳐져 중앙 북극해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기존 연구에서는 북극 바다가 현재와 같은 바다얼음이 아닌 대륙빙하로 덮여 있었다는 사실만 규명됐을 뿐 이 빙하가 어디로 생겨나서 어떻게 이동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바다 얼음은 바닷물이 얼어서 생긴 것으로 두께가 2∼3m 정도이며 바다 위에 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륙빙하는 눈이 쌓여서 형성된 것으로 두께가 수 백m에 이르며 해저면에 닿아 있다. 앞서 북극 대륙빙하는 과거 5만㎢ 이상 면적으로 형성됐던 걸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번 탐사 과정에서 최대 100m 깊이의 해저지층 탐사자료를 고해상도로 분석해 빙하가 확장하면서 쌓인 대량의 해저퇴적물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3차원 정밀 해저지형도를 만들어 빙하의 움직임을 해석했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지구물리학 연구 저널'(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 4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오는 7월 아라온호를 타고 다시 북극해로 가 탐사를 계속할 예정이다.
oh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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