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흘라잉 사령관 "中기업 보호"…로힝야족 귀환은 '글쎄'
홍콩 봉황TV 인터뷰서 中 투자자는 달래고, 로힝야족 문제 냉담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미얀마에서 쿠데타 이후 반중(反中) 정서가 고조된 가운데 군부를 이끄는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중국기업을 보호할 것이라며 중국인 투자자들을 달래고 나섰다.
반면, 방글라데시에서 난민 생활 중인 미얀마의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족 귀환에 대해서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25일 이라와디에 따르면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최근 홍콩 봉황TV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모든 외국계 기업을 보호할 것이다. 미얀마 시민들은 중국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화재가 발생한 중국계 공장들을 방문했었다. 양곤 지역 당국이 중국계 공장 보호에 책임을 다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미얀마 군부 쿠데타 발생 후 '내정'이라며 뒤로 물러나 있었고, 미얀마 시민들은 중국이 군부의 '친구'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정부는 양곤의 중국계 공장 30여 곳이 괴한들의 습격으로 불타자 군부에 '실질적인 조처'를 요구했고, 이후 반중 감정이 더 악화해 시민들이 오성홍기와 시진핑 사진을 불태우는 상황이 벌어졌다.
중국이 코로나백신 50만회 분량을 미얀마에 보냈지만, 시민들은 "차라리 코로나로 죽겠다. 중국이 준 백신은 맞지 않을 것"이라고 거부했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중국계 공장 습격 사건 후 중국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습격 사건은 반중 정서 탓이 아니라 미얀마 내부 상황 탓"이라며 중국인 투자자들을 달랬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중국이 미얀마의 500개 프로젝트에 200억 달러(22조5천억원) 이상을 투자했다"며 중국과의 관계에 무게를 뒀다.
반면,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로힝야족 문제에 대해서는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족 70여만 명은 2017년 8월 말 미얀마 라카인주(州)에서 미얀마군에 쫓겨 방글라데시 국경을 넘었으며 현지 난민촌에 모여 있다.
이들은 방글라데시의 콕스바자르와 인근 난민촌에 모여 살고 있으며 규모도 100만명 정도로 늘어났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그간 여러 차례 송환을 시도했지만, 로힝야족이 이에 응하지 않으면서 송환 작업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봉황TV와 인터뷰에서 '로힝야족의 라카인주 귀환이 허용되느냐'는 질문에 "만약 그게 미얀마의 법에 맞지 않는다면 뭘 더 고려할 필요가 있을까"라고 반문하며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이어 "세상에 자국 난민법을 넘어 난민을 수용할 나라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로힝야족을 위한 국제사회의 호소가 소용없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고개를 끄덕였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올해 2월 1일 쿠데타 발생 직후에는 "로힝야족 귀환을 위한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후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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