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이 펐나"…물 부족에 프랑스 생수 '볼빅' 책임론

입력 2021-05-22 19:21
수정 2021-05-22 20:34
"너무 많이 펐나"…물 부족에 프랑스 생수 '볼빅' 책임론

공장 주변 지역 경제 타격…사막화 현상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프랑스의 세계적인 생수 브랜드 '볼빅'(Volvic)이 수자원 고갈에 대한 우려로 비판에 휩싸였다고 AFP 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의 유명한 식품기업 다논(Danone)은 프랑스 중부 오베르뉴 지역에서 퍼낸 물로 볼빅을 생산한다.

볼빅은 미네랄이 풍부한 생수로 프랑스뿐 아니라 약 60개국에 수출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

그러나 생수 공장 주변에 사는 주민과 지질학자들은 다논이 너무 많은 물을 퍼내면서 지역 경제와 환경을 위기에 빠뜨렸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볼빅 공장 인근에 사는 피에르 그로데쾨르(69) 씨는 "예전에는 물이 무릎까지 찼지만 요즘 하천 바닥이 자주 마른다"며 안타까워했다.

또 에두아르 펠리공드 씨는 볼빅의 수원지 근처에서 운영해온 어장을 수년 전 물 부족 탓에 폐쇄했다.

그는 17세기부터 이어진 이 어장이 폐쇄된 점을 안타까워하며 "다논이 역사적 장소를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지역의 농부인 로렌트 캠포스-후구에니 씨는 볼빅 공장 주변의 하천은 관개수로 이용할 수 없을 정도로 수량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전문가들은 볼빅 공장 주변에서 생태계 파괴를 우려한다.

지질학자 로버트 두란드는 AFP에 볼빅 수원지의 평균 유수량이 초당 50ℓ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1927년 측정된 초당 470ℓ와 비교하면 거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의 전문가 크리스티앙 암블라드는 오베르뉴의 유수량 감소에 대해 "사막화가 시작됐다고 말할 수 있다"며 이 지역에서 오리나무, 검은방울새 개체 수가 줄어드는 등 생물다양성이 훼손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사람의 손과 볼빅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는 2014년부터 다논이 볼빅 생수를 생산하는데 매년 물을 280만㎥까지 끌어다 쓰도록 허용했다.

이는 초당 약 89ℓ의 물을 쓴다는 의미인데 1965년 볼빅이 프랑스 당국으로부터 위생안전 인증을 획득한 때 초당 15.6ℓ에 견줘 5.7배 수준으로 규모가 커졌다.

다논은 볼빅 공장 주변의 물 부족 사태와 관련해 자사가 수자원 보호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볼빅 공장 관계자는 2014년에 볼빅 1ℓ를 만들려면 살균 처리 등을 위해 2ℓ가 필요했지만, 지금은 1.4ℓ로 볼빅 1ℓ를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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