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텔스기 포착 가능 대만군 기밀 레이더 '노출사고'

입력 2021-04-09 11:44
수정 2021-04-09 15:51
중국 스텔스기 포착 가능 대만군 기밀 레이더 '노출사고'

대만 국방부 산하 언론에 보도된 사실 알고 국방부장 대노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로 대만해협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군의 스텔스기를 포착할 수 있는 대만군의 최신 레이더가 노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빈과일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추궈정(邱國正) 대만 국방부장(장관)은 지난달 26일 중국의 최신예 스텔스기 젠(殲·J)-20을 포착할 수 있는 대만군의 이동식 레이더 차량이 국방부 산하 언론 청년일보를 통해 노출된 사실을 보고받고 크게 화를 냈다.



추 부장은 관련자에 대한 직위해제와 함께 철저한 수사를 지시한 가운데 해군 사령관인 류즈빈(劉志斌) 해군 사령에게는 지휘 책임을 물어 엄중히 경고했다.

이에 따라 각 일선 부대 등은 기밀 유지를 위한 방첩활동 지시를 하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만언론은 논란의 중심이 된 청년일보가 기사를 바로 삭제하고 정보통신부대까지 출동해 관련 기사의 모든 링크도 삭제했다고 전했다.

대만군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안에 약 100여 명이 연루되어 수십 명이 처벌을 피하길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연합보는 해외 언론이 이같은 내용을 앞다투어 보도하자 미국재대만협회(AIT)의 안보협력팀이 불만을 언급하는 등 미국이 이번 사안에 예의주시하자 대만 국방부가 서둘러 진화 작업에 나섰다고 전했다.

대만언론은 이번에 노출된 차량은 송·수신기가 분리된 안테나를 사용하는 수동형 바이스태틱(Bistatic) 이동식 레이더 차량이라고 설명했다.

한 군사전문가는 이번 기밀 유출 사안에 대해 미국이 예의주시하는 이유가 미국 측이 대만 국책 방산연구소인 국가중산과학연구원(NCSIST)에 관련 기술을 지원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또 미국은 레이더 차량의 배치 지역까지 공개됨에 따라 앞으로 미군의 민감한 정보 유출 등 대만의 정보관리 능력을 우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대만 국방부 산하의 청년일보는 지난달 26일 해군 151함대 소속 중허(中和)급 전차 상륙함인 LST-233 중핑(中平)함이 중국과 가까운 펑후(澎湖)섬의 마궁(馬公) 기지에 2대의 레이더 차량을 옮겼다고 보도했다.

청년일보는 이어 마궁 지역의 보급 관련 임무 당시 거센 바람과 일렁이는 파도 속에서도 LST의 장병 등이 평소 갈고닦은 실력으로 레이더 차량 등을 옮겼다는 소식을 전하며 기사와 함께 자세한 설명 없이 차량 사진만 함께 게재했다.

하지만 전세계의 군사 소식을 전하는 트위터 'Alert5'가 지난달 29일 펑후섬으로 운송하던 스텔스기 추적할 수 있는 패시브 레이더 시스템의 사진이 실수로 유출됐다고 전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트위터는 NCSIST가 이전에 개발한 고정 시스템보다 규모가 크고 이전까지 대중에게 알려진 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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