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운하 사고 장기화시 "해상운임 이어 항공운임도 오를 것"

입력 2021-03-25 11:10
수정 2021-03-25 11:35
수에즈운하 사고 장기화시 "해상운임 이어 항공운임도 오를 것"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가로막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컨테이너선 운임을 넘어 항공운임까지 출렁일 수 있다는 전망이 중권가에서 나왔다.



신영증권[001720] 엄경아 연구원은 25일 "전체 해상물동량의 10% 내외가 수에즈 운하 노선을 이용한다"면서 "사태가 장기화하면 운하를 사용할 수 없는 초대형선들이 남아프리카 희망봉 경유 노선을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완성품 중 시급한 화물은 항공화물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엄 연구원은 "상하이에서 로테르담까지 수에즈운하를 통과할 경우 총 항해 거리는 1만525마일이지만 남아프리카를 우회하면 1만7천246마일로 64% 멀어지고 최소 2주가 더 걸린다"면서 "컨테이너선 유럽노선 운임과 항공화물 운임에 상승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지난 19일 2천583.87을 기록하며 4주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번 수에즈운하 사태로 다시 상승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항공운임도 지난 12일 기준 상하이발 북미행과 유럽행 항공화물 운임이 지난해 말 대비 각각 35.8%, 21.6% 떨어지는 등 하락 추세이다.

유승우 SK증권[001510] 연구원도 "수에즈 운하는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노선의 주요 항로"라며 "최근 정체 중이거나 하락세인 컨테이너선 운임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SCFI 기준 상해와 유럽 노선의 운임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라면서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남아공을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소요 시간이 크게 늘어 일부 화물은 항공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수에즈운하를 통한 아시아-유럽 항로를 운항하는 국내 선사는 HMM[011200]이 유일하다.

이번 사고로 수에즈운하 진입이 막힌 선박에 HMM 소속 선박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해당 노선에 투입 예정인 선박이 있어 사태 장기화를 대비해 HMM도 항로변경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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