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참사' 애틀랜타 한인사회 "인종범죄 명백"…공정수사 촉구

입력 2021-03-19 05:05
수정 2021-03-19 12:15
'총격참사' 애틀랜타 한인사회 "인종범죄 명백"…공정수사 촉구

20여개 한인단체 구성 비대위 기자회견…"우린 평범한 납세자, 차별 우려돼"



(애틀랜타=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한인단체들이 한인 4명 등 8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격 사건의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 한인단체는 수사 당국이 총격범을 정신 이상자라고 감싸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은 명백한 인종범죄라고 규탄했다.

애틀랜타를 중심으로 조지아주의 20여개 한인단체로 꾸려진 '애틀랜타 아시안 대상 범죄 범한인 비상대책위원회'는 18일(현지시간) 애틀랜타 덜루스 한인타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 발생 이후 처음으로 현지 한인사회의 공식 입장을 밝혔다.

비상대책위는 회견에서 "총격범이 살해한 희생자 대부분은 아시안 여성이며, 사건 장소는 아시안이 운영하는 업소였다"며 "그러나 일부 경찰과 수사기관은 아시안을 향한 혐오범죄라고 단정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비극적 사건을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 벌인 불행한 일 정도로 말하고 있다"며 "우린 이를 규탄하며, 이번 사건은 명백히 아시안을 표적으로 삼은 인종차별 혐오 범죄"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전날 브리핑에서 용의자의 성중독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총격을 저지른) 어제는 그에게 정말 나쁜 날이었다"고 말해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비상대책위는 "우린 총격범이 두렵지 않지만 차별받고 소외되며 경찰 및 정부에 외면당하는 사태가 우려된다"며 "이제 코로나에 대한 공포보다는 혐오 범죄에 대한 두려움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조지아주 한인 커뮤니티는 이 같은 두려움에 직면하고 있다"며 "우린 식료품점과 세탁소, 식당, 교회 등에서 열심히 일하는 평범한 사람들이자 납세자로 조지아를 고향으로 삼아왔지만, 오늘 이곳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속·공정한 수사 결과 발표, 특히 인종·국적·성별에 따른 혐오 범죄 여부를 명백히 밝혀 연방·주법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아시안 및 유색인종이 안심하도록 안전 조치를 취하라"며 특히 아시안 거주지역 및 비즈니스에 대한 경찰 추가배치와 순찰 강화를 촉구했다.

또 당국이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의 한인, 아시안 커뮤니티와 최대한 협조해 수사하는 한편 피해자들의 문화·정신·언어적 어려움을 감안해 최대한 적절한 보호 및 지원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비대위는 "희생자들은 우리의 딸이고 가족으로, 우린 피해자를 지원할 준비가 됐으며, 다른 커뮤니티의 동참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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