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인근 쪽방촌 공공주택 계획에 토지건물주 "결사반대"(종합)
"어떤 협의나 의견수렴도 없어…사유재산권 박탈"
국토부 "발표 전 내용공개는 불가…시세 고려한 감정평가 가격으로 정당보상"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서울역 인근 동자동 쪽방촌을 공공주택지구사업을 통해 고층 아파트 단지로 바꾸겠다는 정부의 계획에 대해 해당 지역 토지·건물 소유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는 지난 5일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일대 4만7천㎡를 공공주택지구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하고 이를 통해 공공주택 1천450호, 민간분양 960호 등 총 2천410호의 주택을 짓겠다고 밝혔다.
후암특별계획1구역(동자) 준비추진위원회는 9일 보도자료를 내고 "정부가 토지·건물주들과 어떤 협의나 의견 수렴도 이뤄지지 않은 내용으로 아무런 사전 동의 없이 계획을 기습적으로 발표했다"며 "정부 계획을 결사 반대한다"고 반발했다.
추진위는 "작년 5월 27일 종전의 지구단위 도시계획 기간이 만료돼 올해 연말에 발표되는 용역결과를 기다리던 중이었는데, 언론 보도를 통해 정비사업 추진방안이 발표됐다"며 "사유재산권을 박탈하고 토지·건물주를 개발행위 결정에서 완전히 배제한 것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진위는 정부의 보상안에 대해서도 "공공의 이익이라는 명분으로 사유재산권을 박탈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번 사업지구에 편입되는 토지 소유자에게는 현 토지용도와 거래사례 등을 고려해 보상할 예정이라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추진위는 "정부 계획은 사유재산을 사실상 대규모 강제수용하겠다는 의미"라며 "국토부가 말한 보상의 개념도 정부가 지정한 토지를 공시지가에 따라 현금청산 후 토지와 건물 소유자의 사유재산권을 박탈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반발했다.
추진위는 "이번 사업의 공공분양권을 받으려면 2026년까지 무주택자여야 입주할 수 있다고 한다"면서 "수십년간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낙후 우범지역으로 전락해 해당 토지·건물주는 타지역으로 이주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토지·건물주를 단순 투기꾼으로 취급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법적 대응을 포함해 사유재산을 지키기 위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진위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급히 튀어나온 선전용 공급 확대 대책에 우리가 희생양이 되는 것 아니냐"면서 "우리의 모든 것을 걸고 결사 항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사업 특성상 발표 이전에는 내용을 외부에 공개할 수 없어 주민의 사전 동의를 구할 수는 없었다면서 현재 법적 절차에 따라 19일까지 수민 의견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상과 관련해서는 "현 거래 시세를 고려한 감정평가 가격으로 정당 보상할 예정"이라며 "실제 보상은 올해 지구 지정 완료 후 보상 기본조사를 통해 건물·토지 및 소유 현황과 주민 요구사항을 수렴해 구체적인 보상계획을 수립해 진행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앞으로 주민설명회와 주민협의체 등과의 소통을 통해 주민 의견이 사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요구사항을 충분히 수렴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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