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화당 하원탈환 지원 합의"…정치행보 기재개 켜나

입력 2021-01-29 09:29
"트럼프, 공화당 하원탈환 지원 합의"…정치행보 기재개 켜나

공화 하원 원내대표와 비공개 회동…美언론 "공화당 격동의 시기 만남"

"어떤 식으로든 돌아올 것"→"뭔가 하겠지만 아직은"→"하원 돕겠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도록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CNN 등 미 언론이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와의 비공개 회동에서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되찾도록 돕는데 합의했다고 트럼프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인 '세이브 아메리카'가 성명을 통해 밝혔다.

성명은 "그들은 많은 주제를 논의했고, 그중 최우선 사항은 2022년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되찾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회동은 트럼프의 거처인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이뤄졌다.

이날 성명은 백악관을 떠난 뒤 메시지를 거의 내지 않으며 사실상의 은둔을 이어가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첫 정치적 메시지다.

특히 공화당에 대한 선거 지원 의사를 밝히면서 재기를 노리는 본격적인 정치 행보 재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미 언론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신당을 만들어 2024년 대선에 재출마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앞서 트럼프는 퇴임일인 지난 20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의 고별연설에서 "어떤 식으로든 되돌아오겠다"며 정계 복귀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지난 22일에는 "뭔가를 하겠지만, 아직은 아니다"라는 언급이 보도되기도 했다.



세이브 아메리카는 성명에서 "트럼프의 인기는 오늘만큼 강력한 적이 없었다"면서 "그의 (공화당 하원에 대한) 지지는 그 어느 때 보다 값진 것"이라고 했다.

또 "그들은 지난 선거에서 매우 잘 협력했다. 대부분 그 반대로 예측했지만 (하원에서) 최소 15석을 더 얻었다"며 "그들은 다시 그렇게 협력할 것이고, 그것은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 분위기에 대해서도 "매우 훌륭하고 화기애애했다"고 전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회동은 폭도사태 여파 속에 매카시가 자당 소속 의원들을 만족시키려고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이뤄졌다"고 했고, CNN은 "트럼프의 의회 폭동 조장 이후 하원 탄핵 등 공화당 격동의 시기에 만난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하원 공화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표결에서 10명이 찬성표를 던져 이탈했고, 당시 매카시 원내대표는 찬성 투표를 하진 않았지만 자당 의원들에게 반대표를 던지라고 적극적으로 촉구하지는 않았다.

이런 매카시의 발언과 행동을 보던 트럼프는 속이 탔었다고 더힐은 전했다.

매카시는 이번 대선에서 광범위한 사기가 있었다는 거짓 주장과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는 트럼프의 시도를 줄곧 지지해온 인사다.

이날 만남은 매카시가 추진한 것으로, 일부 인사들은 그에게 트럼프를 만나러 가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고 CNN은 전했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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